선진국 경기 침체 지속·국제 유가 상승·중동 정세 불안·물가상승 등 불안정한 국내외 경제 여건속에서도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진홍)는 미국 미시간대학과 공동으로 조사한 ‘2011년 NCSI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KPC는 지난 1년 동안 61개 산업·274개 기업(대학)과 직접 소비자(7만3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NCSI는 72.4점으로, 지난 2010년 72.3점에 비해 0.1점(0.1%) 상승했다. 특징은 기업 간 제품 품질 및 마케팅 경쟁 심화로 고객만족도 점수가 상향평준화됐다는 점이다.
경제 부문별로 살펴보면 총 12개 경제부문 중 통신 및 정보서비스·금융 및 보험·내구재 및 제조·운수 등 9개 경제부문에서 NCSI 점수가 상승했다. 산업별로도 전년과 비교 가능한 56개 산업 중 김치냉장고·인터넷전화·인터넷쇼핑몰·지하철서비스·이동전화서비스 등 35개 NCSI 점수가 높아졌다.
고객만족도 향상은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기업의 노력이 작용했다. 또 동일 업종 기업 간 경쟁 심화도 일조했다.
실제로 최근 유무선 통신 결합상품,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제품(서비스) 출시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통신업의 경우, 전년 대비 고객만족도가 0.7점 올라간 73점을 기록했다.
신제품과 서비스 출시에 따른 신규 고객 유치와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통신업종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을 치열하게 전개, 산업 전체 고객만족도 향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속적인 경쟁으로 인해 선도업체와 후발업체 간 CS수준이 대등해지거나 뒤집히는 경우도 발생했다.
전통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하던 기업의 순위가 뒤바뀌거나 공동 1위로 나타난 경우가 14개 산업에서 등장했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가늠케 했다.
항공부문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수성했던 아시아나 항공(국내항공부문)과 싱가포르항공(국제항공부문)이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공동 1위)에 각각 1위 자리를 내줬다. 초고속인터넷부문에서도 고객만족도에서 SK브로드밴드가 약진하며 KT와 공동 1위에 올라선 결과를 보였다.
또, 라면부문에서는 팔도 ‘꼬꼬면’ 출시에 힘입어 하얀 국물 라면이라는 신 시장을 선도하며 전통 강자인 농심과 함께 1위 기업에 올라섰다. 그리고 대형마트, TV홈쇼핑, 생명보험, 은행, 전문대학 등 다수 산업에서 공동 1위가 나타났다. 이는 2위 기업들이 고객만족도를 높인 덕분이다.
2010년에는 공동 1위 산업이 7곳이었지만 2011년에는 공동 1위 산업이 11곳으로 나타나 더욱 치열해진 산업 내 경쟁과 고객 만족도가 점점 평준화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KPC 관계자는 “고객 선택 대안이 많아짐에 따라 고객만족도는 상향평준화하겠지만 반면 기업 충성도는 낮아진다”며 “기업은 제품의 새로운 가치창출, 경쟁사와의 차별화 노력, 차별화성을 띤 마케팅 수단 강구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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