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연구단 유치전 새해부터 "전국이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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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사이트랩) 유치를 놓고 지역 간 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이달 말 연구단장 공모에 들어간다. 오는 5월께는 15개 내외의 연구단을 선정한다. 올해 총 25개 연구단을 선정할 계획이지만 한꺼번에 선정하기보다는 수월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꾸릴 방침이다. 예산지원이 연구단 한 곳당 1000억원이다 보니 지자체와 대학, 연구소 등이 연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연구단은 3년 단위 연구비 지원, 정부출연금 100% 지원 등 모험형 주제에 도전이 가능하다. 향후 10년간 연구가 보장돼 성과 독촉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 연봉 3억원 수준인 연구단장은 5명 내외 그룹리더 채용 등 50여명의 전문인력 구성 권한도 갖기 때문에 공모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충청권=KAIST 주도에서 KAIST와 출연연구기관 18곳이 연구단을 양분하는 모양새로 가닥이 잡혔다. KAIST가 선점한 연구단에 출연연들이 참여를 꺼리면서 새롭게 방향이 정리됐다. 구체적인 연구단 성격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충북지역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캠퍼스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캠퍼스, 충북대, 청주대, 건국대의 5개 대학 및 연구소가 각각 개별적으로 연구지원단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충북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로 지정된 오송·오창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정보공유에 나섰다. 연구단장 공모 지침이 발표되는 대로 기초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대니얼 테넌 하버드대 교수 등을 대상으로 사이트랩 유치를 위한 자문역을 맡아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경권=경북권 DUP(DGIST·UNIST·POSTECH)도 연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텍은 이번 연구단 공모에서 2~3개 연구단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이미 내부적으로는 연구단장으로 영입할 인물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텍은 단장이 기초과학 연구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영입대상을 물색했다. 기초과학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이미 갖추고 있는데다 연구단에 풀타임으로 전념할 수 있는 학내 국보급 교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번 공모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춘택 포스텍 연구기획팀장은 “연구단장 영입 대상자와 전략적 미팅에서도 ‘기초연구를 통해 향후 10년 내에 노벨상 수상자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DGIST도 연구단 유치를 위한 연구단장 후보 인선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DGIST는 이번 연구단 공모에 세계 수준의 해외 석학을 섭외했으며 연봉과 정주여건 등에서 차별화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UNIST는 연구단 유치를 위해 추진단을 구축해 6개 연구단 유치 목표를 세웠다.

 ◇동남권=부산시와 경남도는 각각 5개 안팎 ‘외부연구단’ 유치를 목표로 잡고, 지역 공기관 및 과학기술 유관기관, 기업 지원기관까지 한데 뭉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역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고자기장연구단, 생명과학연구단, 글라이코믹스융복합연구단 등 5개 연구단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집적화된 산업 인프라, 전기연·재료연 등 정부 출연연, 490여개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소, 2개 국립대학 등 우수 인재와 연구원이 공동 참여할 수 있다는 여건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대, 부경대 등 연구단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는 대학을 위해 종잣돈 격의 초기 활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한국과총 부산울산지역연합회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발전연구원 등과 연구단 유치에 필요한 세부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호남권=호남권은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비롯해 전남대, 조선대, 목포대, 순천대 등이 연구지원단 유치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5개 연구단 유치를 사실상 확정했던 GIST는 ‘연합캠퍼스’를 강력히 주장하는 지역대학 주장을 반영해 ‘과학벨트 호남권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매월 두 차례 정보교류와 추진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해당 대학마다 집중하는 연구 분야가 다르고 육성전략도 제각각이어서 자칫 ‘나눠먹기식’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GIST는 태양전지, 생명분야, 고등광기술 분야 육성을 주장한 반면에 △전남대 지구과학 △조선대 물리 △목포대 생명공학 △순천대 화학 등으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도 협의회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차세대 다목적 가속기 조기 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

 이재석 호남권과학벨트추진협의회장은 “현재 연구단장 발굴을 위한 실무협의팀을 구성해 정보교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국제적 연구 성과가 있는 국내외 과학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수인재를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 연구단 지역별 유치 경쟁 현황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