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셧다운제 시행으로 게임업계는 이중 규제를 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게임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의 주도로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접속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시행된 셧다운제는 기술적 준비 미비를 이유로 콘솔게임사나 등 일부 소기업을 대상으로 한시적 유예기간을 두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2월부터는 상시 모니터링에서 나아가 민원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인 홍보 및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50개 주요 사업자, 100개 인기 게임에서 전체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셧다운제 운영 감시가 강화된다. 여성가족부 자체적으로 민원센터 인원도 확보했다.
김태동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 주무관은 “민원센터 운영을 통해 성인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밤새 게임을 하는 청소년에 대한 전화 상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연계해 셧다운제를 적용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확인, 통지, 고발 조치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소기업법에 의거 연매출 50억원 이하의 소기업을 제외한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예방조치를 의무화, 준비기간인 6개월이 지난 7월 22일부터 적용·시행한다.
여기에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까지 게임협회를 방문, 게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놔 관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과부는 연령별로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규제안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학교폭력에 게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못 박은만큼 업계는 교육과학부 주도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지 경계하고 있다.
게임과몰입 예방·치료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인터넷중독실태를 파악하는 행정안전부, 청소년보호사업을 진행하는 여성가족부까지 참여한 사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전국 WE센터를 통해 학교생황 및 인터넷중독 상담을 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라는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해 부처별로 실효성 없는 규제 및 검증되지 않는 사업들이 난립하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는 전년도 연매출 기준으로 만들어진 선택적 셧다운제 적용대상에 지속적으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 게임사들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나 규제 부담을 국내 게임사에만 전가하는 잇단 정부 정책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나 가정환경, 게임의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중독이나 학교폭력의 문제를 게임사에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처별로 난립하는 규제 정책을 모아 광범위한 실태 조사 및 지원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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