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스트리트 CEO 보수도 삭감 한파

미국 월스트리트의 보수 삭감 한파가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불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CEO가 지난해 주식으로 받은 보수는 510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절반가량이 줄었다.

모건 스탠리의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주가는 3분의 1 이상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월급 등을 포함한 고먼 CEO의 지난해 총보수는 1천50만 달러로 1년 전의 1천400만 달러보다 대폭 줄었다.

제임스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지난해 주식으로 받은 보너스는 1천700만 달러였다. 이는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JP모건체이스의 이윤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보수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신문은 대형 은행과 증권 회사들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으로 임직원의 보수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해 보수 총액이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이미 나왔다.

대형 은행들은 유럽의 위기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직원 보수 등 복지 비용 축소 압력을 받아 왔다.

월가의 보수 삭감은 이윤 축소와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금융위기 당시 구제금융으로 살아난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다시 과거처럼 임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뿌리자 반(反)월가 시위가 발생하는 등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감도 보수 삭감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총보수를 전년보다 줄인 금융회사도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은행 및 거래(트레이딩) 부문에서는 보너스를 한 푼도 받지 못하거나 연봉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임직원들이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이윤이 전년보다 9% 정도 늘어났지만, 투자은행 부문의 보수를 전년보다 9% 삭감했다.

모건 스탠리는 거래와 은행 부분의 이달 보너스를 줄였다. 보너스가 20∼30% 축소되거나 보너스 지급이 올해 후반이나 내년으로 연기된 직원들이 많다.

일부 금융기업들은 성과보수로 현금 대신 회사 주식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이런 목적으로 1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