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가상현실 콘텍트렌즈

위에서 부터.......콘텍트렌즈, 외부 필터, 중앙 필터와 디스플레이 렌즈. 출처-이노베가 홈페이지.
위에서 부터.......콘텍트렌즈, 외부 필터, 중앙 필터와 디스플레이 렌즈. 출처-이노베가 홈페이지.

 사람은 10㎝ 이내로 근접한 사물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 이게 바로 고해상도 가상현실 실감미디어를 안경에 설치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우리 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닐까. 근접 영상에 눈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더라도 근접 화면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처럼 멀리 있는 사물도 동시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을 미국의 이노베가라는 업체가 실현해 ‘아이옵틱(iOptik)’이라는 초근접 포커싱 콘택트렌즈를 최근 선보였다. 콘택트렌즈에는 렌즈 자체에 의해 재포커싱된 작은 영상만을 제외하고 모든 근접한 빛을 차단할 수 있는 특별한 필터가 설치돼 있다.

 디스플레이 장치를 끄면 일반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것처럼 작용해 모든 사물을 볼 수 있고 디스플레이 장치를 켜면 렌즈에서 재포커싱된 영상이 바로 동공으로 쏘아져 영상도 볼 수 있다. 필터는 영상을 제외한 근접한 모든 빛을 차단함으로써 영상이 흐릿해지는 것을 막는다.

 초근접 포커싱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평상시에는 일반 콘택트렌즈를 착용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서 디스플레이 장치를 켜면 놀랍게도 디스플레이되는 영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영상과 나머지 사물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티브 윌리 이노베가 CEO는 “240인치 초대형 TV를 보는 듯한 영상을 콘택트렌즈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노베가는 이 제품을 군용 프로토타입으로 제작 중이며, 일반 소비자용 제품도 2~3년 이내에 보통 콘택트렌즈와 같은 가격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선글라스를 착용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온 것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