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 <11>주인(主人)과 주인공(主人公)

[유영만의 體認知] <11>주인(主人)과 주인공(主人公)

 회사의 ‘주인(主人)’은 되지 못해도 삶의 ‘주인공(主人公)’은 얼마든지 될 수 있다. 회사의 ‘주인’은 한 사람이지만, ‘주인공’은 여러 사람이 될 수 있다. 회사의 주인도 결국 한 사람의 주인공이 되어야 진정한 주인이다. ‘주인’은 주로 사물을 소유한 사람이지만, ‘주인공’은 자기 신념과 철학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상은 ‘주인’보다 ‘주인공’ 즉, ‘주인정신’을 갖고 자기 삶의 ‘주연배우’로 살아가는 사람이 바꾸어 나간다.

 주인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기 위한 일화가 있다. 낙하산 공장 사장이 있었다. 그의 고민은 불량률을 낮추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무지 성과가 없었다. GE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6시그마’ 기법을 도입했지만 그대로였다. 6시그마 도입 이후 직원들은 오후 6시가 되기만 기다렸다가 ‘6시구먼’이라며 퇴근해버렸다. 6시그마를 ‘6시구먼’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골머리를 앓던 사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내일부터 자신이 만든 낙하산을 직접 메고 뛰어내리는 불량률 테스트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랬더니 불량률이 제로로 떨어졌다. 생각하기에 따라, 마음먹기에 따라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일화다.

 다른 기업에서 효과를 본 최첨단 경영혁신 기법이라고 해도 주인정신을 갖고 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경영혁신 실패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부족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경영혁신 기법을 추진하는 구성원의 주인정신 부족에서 생긴다. 사람은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에만 목숨 걸고 일한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목숨마저 위협받는 세상이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목숨 걸고 일할 때 뭔가 이루어진다. 대충 씨를 뿌리면 대개 싹이 트지 않거나 아예 싹이 나지 않는다.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은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전력투구하는 사람은 주연 배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운다. 배워야 배우가 될 수 있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성장도 멈춘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