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권오철 사장이 대표 이사에 유임됐다. SK텔레콤 인수후에도 권 사장을 비롯해 현 경영진 체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권오철 사장과 박성욱 연구개발총괄 부사장을 유임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번 유임으로 대표이사로서 남은 임기(2013년 초)를 보장받았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박 부사장은 임기를 3년 연장했다. 권 사장은 지난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한 후 하이닉스 전략기획실장과 대외협력실장 등을 거쳤으며 2010년부터 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권 사장이 하이닉스 대표로 다시 신임받은 것은 무엇보다 올해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그동안 축적한 반도체 사업의 오랜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 주요 경영층이 유임되면서 SK텔레콤의 최종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권사장을 포함한 기존 경영진 상당수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온 SK그룹 특유의 개방적 DNA인 ‘따로 또 같이’ 문화를 하이닉스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다만 SK텔레콤은 권 사장 단독 대표 체제를 지속할지, 복수 대표를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키로 했으며, 다음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를 의결키로 했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 이사를 맡은 것은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신규 사외이사진은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두경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이창양 KAIST 경영대학원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채권단의 최종 가격 협상은 이달 말 타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 개최와 가격 협상은 별개”라며 “이날 유임 결정은 SK 측의 요청으로 발표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가격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사회 구성도 재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