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무선 통합 서비스는 물론 종합 IT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한다. 방송·금융·유통 등 이종 산업간 융합도 적극적이다. 관계사 및 투자회사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 옛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이어 SK플래닛 분사, 헬스케어 전문업체도 합작 설립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IT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어느 때보다 SK텔레콤 최고정보책임자(CIO)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CIO인 한남석 IT기술원장을 만나 급변하는 SK텔레콤 IT전략을 들어봤다.
올해 SK텔레콤 IT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유무선 통합 등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IT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대외사업 지원, 셋째는 인수합병(M&A)과 분리·합작 등으로 새롭게 설립되는 법인에 대한 IT지원이다. 한 원장은 “SK텔레콤 IT기술원은 내부 업무 혁신을 위한 기능뿐만 아니라 대외사업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다양하게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IT기술원에 있어 올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지원이다. 그 중에서도 유무선 통합 서비스 지원이다. 이미 경쟁사들은 유무선 통신계열사를 합병해 통합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2010년 유무선 통합 IT체계 마련에 나섰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로 분리돼 있던 유무선 마케팅시스템을 통합하는 유키(U.key)2.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키2.0시스템은 지난해 10월 가동, 안정화 단계를 거쳤다.
올해 대리점 등 접점 내 상담 및 등록·청구 업무에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신규상품 출시기간도 단축돼 즉시 시장대응도 가능하다.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상품 경쟁력 강화 및 과금체계 최적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키2.0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가지 해야 할 것이 더 있다.
한 원장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전사 모빌리티 전략이 올해는 유키2.0에도 적용된다”며 “대리점 등 소비자 접점에 스마트패트 기반 상담 및 가입 시스템이 갖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IT기술원 직원 대상으로 모바일 오피스 시범 적용을 완료했다.
IT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전사 전략을 지원하는 것도 IT기술원 핵심과제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등 기업용(B2B) 솔루션 기반 대외사업을 강화한다. 대외사업 핵심인 솔루션 개발과 상품화를 위한 초기 테스트를 IT기술원이 수행한다. IT기술원 내 클라우드컴퓨팅랩과 엔터프라이즈솔루션랩 등 2개 연구소를 설치했다. 클라우드컴퓨팅랩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용 스토리지 솔루션인 ‘T-FS’를 개발, IT기술원 대상으로 시범 적용을 완료했다. T-FS는 데이터 저장 시 여러 스토리지에 분산 저장하는 솔루션이다. 지난 17일 일산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도 오픈했다. 서버 가상화 기반 솔루션 대외사업을 위한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사내 X86서버 대상 40%를 적용했고 올해 60%까지 확대한다. 이후 대외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플래닛 포함 SK텔레콤 서버는 총 5000여대다. SK텔레콤만은 2100대다.
빅데이터 관련 솔루션 개발도 진행한다. 한 원장은 “고객 및 네트워크 정보를 결합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헬스케어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과 합작 설립한 헬스커넥트가 미래형 헬스케어 사업을 창출하는데 빅데이터 분석 엔진을 활용한다. 스마트워크 환경 구현을 위해 모바일 오피스, 페이퍼리스 솔루션도 개발했다. IT기술원 대상 시범 적용을 완료한 상태에서 전사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대외사업도 추진한다. 빌딩에너지관리 등 대외사업에 적용하는 기업용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투자회사 및 합작사 설립도 적극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0월 분사해 설립된 SK플래닛 정보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유키시스템 변경은 물론, 11번가·T맵·T스토어 지원시스템과 신규법인 전사자원관리(ERP)와 그룹웨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헬스커넥트 설립을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기도 했다. 향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이와 관련해서도 일정 부분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계 전체 이슈인 보안 강화도 올해 핵심 과제다. 한 원장은 “이미 보안운영센터(SOC)를 확대 구축해 개발·운영 보안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업체(BP) 자격 인증체계를 적용해 BP로 인한 보안 위험요인도 제거했다.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투자회사 통합 보안관제 센터도 구축했다. 기존 개별적인 보안관제 한계를 극복, 체계적인 관제시스템을 갖췄다. 새로 도입되는 신기술인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보안도 강화했다. 이종산업간 융합사업도 적극 지원한다. 외환은행과 진행 중인 스마트 브랜치 구축에 SK텔레콤 IT기술원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 IT기술 기반으로 스마트 브랜치 설계 및 시스템 구축에 프로젝트관리자(PM) 역할을 수행한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약력>
한남석 SK텔레콤 IT기술원장은 1960년 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4년 SK텔레콤 정보기술원에 입사해 1999년 SK C&C로 이동해 커스터머 케어 팀장, 텔레콤 사업본부장, 운용체계(OS) 개발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SK텔레콤 IT기술원장으로 선임됐다. 과거 번호이동시스템과 신세기통신 통합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다. 유키시스템 개발도 초기부터 참여해 왔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