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자본시장 충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최근 급반등한 코스피에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리는 격`일 수 있지만, 큰 폭의 조정을 일으킬 만큼 결정적인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피치는 28일 이탈리아, 스페인,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 5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낮췄다. 국제 공조 수준에 비해 이들 나라의 경제성장이 지나치게 더딘 점을 지적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충분히 예상됐었다. 시장 충격은 예측하기 어려웠을 때 대체로 강하게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피치보다 영향력이 큰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달 13일 이미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9개국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또 피치의 한 간부는 이달 18일 열린 한 회의에서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곧 2단계 강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용등급 수준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피치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A-`로 낮췄지만, 이는 S&P가 이탈리아에 부여한 `BBB+` 등급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피치가 제시한 다른 나라들의 등급도 S&P와 같거나 높다.
토마스 코스터그 스탠더드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등급 조정은 S&P를 따라가는 정도다. (30일로 예정된)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호를 보내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럽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가 마무리 단계라는 점, 금리와 주가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조정의 빌미가 될 수는 있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다. 주가가 속도조절을 하며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조정시 매수 관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