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탈세추적시스템 금주 가동…금융ㆍ면담조사 병행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줄여 신고하는 악덕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전면전에 들어갔다. 거액의 세원을 찾고 영세상인 등의 부담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상가임대차 과정의 탈세를 추적하는 첨단 `부동산임대업 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이번주부터 서울 강남권에서 가동한다.
30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부동산 임대로 막대한 부를 쌓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분야별 세원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현동 청장이 최근 "중소기업은 고용과 생산활동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부동산임대업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의 세원을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국세청은 우선 임대인의 임대료 신고내역, 임차인 정보 등 객관적인 임대차 자료가 담긴 국토해양부의 3차원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국세정보시스템을 연계한 `부동산임대업 관리시스템`을 이번주에 가동하기로 했다.
대상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임대사업자다. 건물별 임대료, 임차인 영업현황 등을 비교함으로써 탈세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를 찾아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이 시스템은 운영성과를 연내에 분석, 전국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부동산임대사업자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전에 임대·전대 계약서를 확보, 본조사 때 금융조사를 병행해 매출 누락 여부도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임대기간이 끝나 퇴거한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도 늘릴 계획이다. 임대업자의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려는 방안이다.
고소득 전문직, 대기업 임원 중 대형상가 등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임대업으로 부수입을 올리는 계층의 종합소득세 신고와 부동산 사업자의 증여세 신고에 대한 자금 추적도 강화한다.
임대사업자가 의도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거나 계약액을 축소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피해 세입자의 신고접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임대사업자는 15층짜리 건물을 소유·관리하면서 임대계약서를 줄여 신고하는 방법으로 5년간 32억원의 매출을 누락하고 배우자 자녀에게 불법증여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600여건의 임대계약서와 금융조사를 통해 이런 탈세사실을 확인해 5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사업의 수익은 대부분 쉽게 번 불로소득이어서 불법증여, 역외탈세 등 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다. 적발되면 누락소득을 최대한 추징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