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외환은행 브랜드 보존이 좋으면 유지"
하나금융이 이번 주 안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와 `먹튀` 논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진은 주말인 29일에도 출근해 앞으로 남은 과제를 논의했다.
◇다음달 3일까지 물리적 통합 마무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 임원진 7명은 29일 주말을 반납하고 출근해 앞으로 남은 외환은행 통합 절차와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에 따라 하나금융은 다음달 3일까지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다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동시에 진출한 미국,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두 은행간 관계에 대한 주요 변동사항으로 보고 소정의 법률적 절차를 밟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법적 절차가 끝나고 주 중반은 돼야 지분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승유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론스타와의 관계는 다 끝난 상태다. 국외지점과 관련된 법률적 절차는 이미 필요한 서류를 다 준비해놨으니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특별한 절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 3억2천904만주를 주당 1만1천900원, 총 3조9천157억원에 인수한다. 수출입은행의 보유지분 6.25%(4천31만4천387주)는 4천797억원에 인수한다.
◇시너지 효과ㆍ화학적 결합이 과제
하나금융으로써는 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살리고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매매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다음 과제다.
외환은행은 1967년 외국환 전문 국책은행으로 출범한 이래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외환부문 시장 점유율과 가장 넓은 국외 영업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김 회장은 `투 뱅크 체제`와 외환은행 브랜드를 언제까지 지속할 계획인지에 대해 "그것이(외환은행 브랜드 보존이) 더 좋다고 한다면 계속 갈 수도 있다"며 외환은행의 정체성 지키기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회장은 또 두 은행간 연봉 격차를 줄이고자 외환은행 직원들의 연봉을 삭감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인적 구조도 따져봐야 한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하나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실제로 연봉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삭감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직원(임원 제외) 1인당 평균 연봉은 각각 5천20만원. 5천820만원이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가 애초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산업자본이며 이 때문에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매매계약도 원천 무효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조는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하고 다각적인 투쟁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