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맞는 대형 기업들의 IT 전략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그룹 소속 IT서비스 기업이 계열사 IT아웃소싱을 수행하는 기업 문화특성상 ‘주인’이 바뀌면 IT 전략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SK는 대한통운과 하이닉스 인수 일정에 맞춰 IT아웃소싱 이관 및 차세대 시스템 전략 수립작업에 착수했다.
CJ와 대한통운은 현재 대한통운 IT아웃소싱을 맡고 있는 아시아나IDT와 장기계약 조기종료 방안을 논의 중이다. 2008년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면서 아시아나IDT와 10년간 장기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과거 대한통운 IT아웃소싱은 자회사인 옛 KE정보통신이 수행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아시아나IDT로 변경된 바 있다. 향후 대한통운 IT아웃소싱은 CJ그룹 계열 IT서비스 기업인 CJ시스템즈가 담당할 예정이다.
이미 대한통운에는 CJ GLS의 전 IT팀이 주축이 된 합병 후 통합(PMI) 조직이 투입돼 인수 이후 양사 IT 전략을 수립 중이다. 상반기 대한통운의 차세대 통합 물류시스템 개발 완료를 앞두고 인수 구도에 맞춰 양사 IT 밑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다. CJ GLS 시스템 통합 등 향후 운영 계획이 확정되면 IT아웃소싱의 CJ시스템즈 이관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SK그룹도 하이닉스 인수 일정에 맞춰 하이닉스 차세대 IT 전략 참여에 필요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기업 인수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 하이닉스의 기존 IT아웃소싱 업체인 LG CNS와 계약기간이 남은 점을 고려해 사전준비 작업을 다지는 수준이다.
SK C&C는 지난해 말 IT아웃소싱이 자사로 이관될 것을 가정해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의 올해 최대 IT 현안인 신규 생산관리시스템(MES)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MES업계 관계자는 “SK C&C에서 하이닉스 MES 개발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SK C&C MES 전문 인력 등이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서도 하이닉스의 실사 작업 등에 2명 이상의 관리자급 IT 인력이 투입돼 정밀 조사를 벌였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