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라이선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목 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월 임대 방식의 클라우드 라이선스 정책에 자사 클라이언트 운용체계(OS)를 제외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 CNS, 틸론 등 국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MS 라이선스 문제로 퍼블릭 ‘데스크톱가상화(VDI)’ 클라우드 서비스를 1년째 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라이선스는 ‘서비스공급자라이선스협약(SPLA)’이다. 이 라이선스는 월 단위 과금 방식 클라우드 라이선스로, 서비스 제공업체가 MS와 이 계약을 체결하면 MS 제품 라이선스를 고객에게 월 단위로 임대 서비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SPLA에 서버, 오피스 제품 등은 적용되지만 윈도비스타, 윈도7 등 클라이언트 OS는 제외돼 있다.

 결국 클라이언트 OS에 대한 월 단위 서비스과금 모델 라이선스가 없어 국내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VDI를 제공할 수가 없다. KT, SK텔레콤, LG CNS 등이 서비스 출시를 하지 못하는 이유다.

 KT, SK텔레콤 등 복수 관계자는 “서비스 준비는 이미 1년 전에 마쳤고, 그동안 한국MS에 부단히 라이선스 요구를 했는데도 MS는 묵묵부답”이라며 “퍼블릭 VDI 서비스를 클라우드 사업의 주력 서비스로 추진해 왔는데 라이선스 문제가 풀리지 않아 낭패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MS는 윈도7 라이선스 계약을 직접 한 최종 사용자라 하더라도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인프라(퍼블릭 서비스용)에 윈도7을 얹어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라이선스 모빌리티’도 허용하지 않는다. 국내 서비스 사업자는 궁여지책으로 퍼블릭이 아닌 전용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형태의 VDI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온라이브(onlive)’가 MS 윈도7과 오피스 제품으로 퍼블릭 VDI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몰텐그룹이,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NTT도코모 등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은 한국MS가 한국 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국MS 측은 “SPLA는 글로벌 라이선스 정책으로 국내에서만 차별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며 역차별 주장을 일축했다.

 국내 VDI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월 단위 요금제뿐 아니라 일 단위 요금제까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모두 MS 제품을 불법으로 사용한다는 말이냐”며 한국MS 주장에 반박했다.

 일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한국MS가 아닌 MS 본사와 직접 계약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사는 “클라이언트 OS 계약이 현지화 전략에 의해 이뤄지므로 한국MS와 계약하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한국MS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라이선스는 존재하지 않다는 주장만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S가 클라우드 방식의 라이선스 확대로 내부 매출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을 우려해 SPLA 라이선스 정책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MS 측은 “클라이언트 OS의 라이선스 매출이 MS 주요 수입원이라 이를 SPLA에 적용할 계획은 없다”면서 “해외 사례들은 서버용으로 SPLA 계약을 해 ‘데스크톱 OS의 익스피어리언스’만 제공해 줄 뿐 실질적으로 클라이언트 OS를 서비스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