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추구다.
이윤은 기업이 영속성을 갖기 위해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하지만 이윤추구가 기업 존재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이윤추구를 통해 기업이 영속성을 가짐으로써 임직원은 물론 이와 관련된 주변 기업,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히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라는 뜻은 아니라는 의미다.
일부 대기업과 오너 일가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이윤추구’의 진정한 의미는 뒤로한 채 단순히 단어 자체만을 지칭하게 됐다.
실제 30대 재벌 계열사는 2006년 731개에서 1150개로 늘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도산소식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4일에 하나씩 새 회사를 세우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한 셈이다.
진출 분야도 빵집 등 최근 논란이 된 업종 이외에도 사진관, 소금, 골판지, 장례업, 콜택시, 학원 등 너무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오너 2~3세의 무분별한 수입·판매가 도마에 올랐다.
라면, 도넛, 빵 등은 물론 물티슈, 생리대까지 수입한다. 이에 비하면 고가 외제 사치품 의류나 가방, 자동차 수입은 고상한 축에 속한다.
최근 유명 중견기업 최고경영자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부 대기업의 사업 확장 행태를 ‘돈독(毒)’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 중견기업 대표의 말이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간 일부 대기업의 사업 확장은 사회적으로 많은 충돌을 만들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경주 최부자집까지 언급하며, 최근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진출 등을 비판한 것은 그 상황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기업과 개인의 사업을 강제 규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업, 특히 힘 있는 대기업이나 오너 일가가 이윤추구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간과하고 무분별한 돈벌이에 나선다면 언젠가 그 돈이 곧 독이 될 수도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