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첨단 NOS 개발...네트워크 원천기술 확보 첫 사례 `기대`

 정부가 시스코 등 소수 글로벌 선두기업만이 보유한 첨단 네트워크 운용체계(NOS) 개발에 나선다. 과제가 성공하면 네트워크 분야 핵심원천기술을 국산화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30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지식경제부는 1월 ‘고가용성 네트워크OS 기술 개발’ 세부 검토에 착수했다. 스위치, 라우터, 가입자망 및 전송장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네트워크 소프트웨어(SW) 개발이 목표다. 시스코, 주니퍼, 알카텔루슨트 등 글로벌 선두기업 전용 NOS가 제공하는 ‘논스탑 액티브 라우팅’ 등 첨단 기술을 중점 개발한다. 이후에도 패킷전송, 데이터센터네트워킹, 서버·네트워크 장비 융합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지원한다.

 세부안이 확정되면 1차로 5년 동안 연간 2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한다. 국내 관련기업, 대학과 공동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산학연을 아우르는 협력체가 구성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첨단 NOS를 오픈 플랫폼으로 배포해 국내 업체가 큰 비용 부담 없이 자사 장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연구개발(R&D) 효과 검토와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을 세우는 단계”라며 “업계 요구가 크고 네트워킹 원천기술 국산화에 대한 의미도 깊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눅스 같은 실시간 운용체계 위에 설치되는 NOS는 각종 통신 네트워크·장비를 연결해 데이터 교환을 지원하는 네트워킹 SW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으로 치면 iOS나 안드로이드 같은 역할을 한다. 2012년 현재 국산 NOS는 전무하다.

 자체 OS가 없는 국내 장비 업체는 주로 미국 IP인퓨전사 ‘ZebOS’를 라이선스 형식으로 빌려와 사용하고 있다. 시스코, 주니퍼 등 글로벌 기업은 자체 OS를 가지고 있고 후발주자인 중국 화웨이 등도 전용 OS를 보유했다.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체 NOS는 필수요소다. 하지만 초기개발, 프로토콜 표준, 서비스 요구사항의 추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들은 개발에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2010년 기준 국내 NOS 시장은 연간 5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금전적인 대체효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따른 의미와 파급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산 종속을 탈피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현재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네트워크 생태계에 국책 R&D 성공사례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항마로 고성능 국산 OS를 보유하면 외산 라이선스 및 유지보수 비용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커 업계에 실질적인 수혜를 줄 수도 있다.

 ETRI 관계자는 “(국산 NOS 개발은) 통신·네트워크 장비 업계 경쟁력 향상이라는 큰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원천기술 확보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국내 통신 시장 체질 강화 및 생태계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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