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족이라면 한번 봤던 상품을 파는 사이트가 기억나지 않아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패션 사이트·생활 용품·전자기기 등 수없이 많은 사이트를 들락날락 하며 위시리스트를 채워 넣지만 막상 다시 사려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다반사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면 다음 순서를 따르면 된다. `위시앤위시`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가입 하고 즐겨찾기에 추가한다. 자주 들르는 쇼핑몰에서 사고 싶은 상품을 골라 사진을 띄운 뒤 즐겨찾기에 있는 `Wish&Wish`를 클릭한다. 창 위에 떠오른 사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설명을 달아 저장한다. 앞으로는 이 사이트만 열면 사고 싶었던 물품 목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위시리스트에 있는 상품을 클릭해 구매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위시앤위시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30일 오후 8시 이 사이트를 개발한 운영자를 찾아갔다.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은 강남역에 있는 시간제 스터디 전용 공간. 박지환 사장과 공동창업자인 홍용기 디자이너가 기자를 맞았다. “다들 직장인이라 퇴근 시간 이후나 주말에 만나서 기획을 하고 웹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쇼핑을 좋아하고 인터넷 업체에 함께 근무하던 세 사람은 2010년 12월 의기투합해 자신들이 원하는 홈페이지를 기획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박지환과 박진성 씨가 기술을, 디자이너 홍용기씨가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발을 맡았다. “투자 금액은 매달 홈페이지 서버 비용과 스터디룸 대여료입니다.” 전문가들이 모여 최소 비용과 자투리 시간을 투자해 6개월 만에 사이트를 만들어 냈다. 지난해 5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입소문만으로 500여명이 가입해 이용하고 있다. 재방문율이 58%로 충성 고객이 많다.
위시앤위시는 미국 핀터레스트(Pinterest), 유럽 누지(Nuji) 같은 사이트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과 차이점은 쇼핑에 특화 됐다는 것과 아시아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취향이 비슷한 회원과 친구 맺기를 하면 서로 쇼핑 리스트를 공유할 수도 있다. 박 사장은 “조만간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해서 상품을 소개하거나 페이지 주소를 복사해서 주변 지인에게 `조르기`를 할 수도 있게 된다”며 서비스 계획을 설명했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위치기반서비스(LBS)다. 위시리스트 목록에 있는 상품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 앞을 지나갈 때 알림을 받거나 쿠폰을 저장할 수 있다.
쇼핑의 편리함을 위해 UI도 필요 없는 건 모조리 뺐다. 홍용기 디자이너는 “기존 쇼핑몰은 시야를 어지럽히는 썸네일이 많지만 위시앤위시는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 목표는 5년 안에 한국의 모든 온·오프라인 상점을 아우르는 위시리스트 페이지가 되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일본·중국에 진출해 아시아 쇼핑 허브로 발돋움 할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