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실망스런 4분기 실적을 내놨다.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저가 스마트패드 출시로 인한 수익 실현의 어려움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익 급감에 매출 전망도 불투명=아마존은 31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발표에서 순익이 전년 동기(4억1600만달러) 보다 57%나 줄어든 1억7700만달러(약 2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매출은 연말 특수에 힘입어 174억달러(약 19조6000억원)로 35% 늘었지만, 당초 시장분석가들이 내놓은 평균기대치 183억달러에는 9억달러나 못 미친다.
매출 증가에도 순익이 급감한 것은 운영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기간 아마존의 운영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172억달러에 달했다. 무료배송서비스를 위한 주문처리센터에 대규모로 투자한 데다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가 저렴한 가격 탓에 가파른 판매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에 도움이 못됐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부문별로는 도서, DVD 등 미디어 사업 매출이 15% 늘어 60억달러를 거뒀다. 전자제품과 여타 제품 판매는 48% 증가한 109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480억달러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순익은 6억3100만달러로 전년의 14억달러보다 55%나 감소했다.
문제는 전망이다. 아마존이 밝힌 1분기 예상 매출은 120억~134억달러. 증시분석가들의 전망치 130억~149억달러에 못 미친다. 순익 역시 손실이 계속돼 1분기에 2억달러 정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망스런 실적 탓에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9% 가까이 하락했다.
◇킨들파이어 잘 팔려도 고민=킨들파이어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12월에는 한 주에 100만대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 애플 아이패드에 대응하기 위해 199달러란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전략이 되레 아마존의 발목을 잡았다.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팔릴수록 적자란 얘기도 나돈다.
경쟁제품인 아이패드(애플), 줌(모토로라), 갤럭시탭(삼성전자)는 수백달러대다. 아마존은 킨들이 확대 보급되면 자사 쇼핑몰의 전자책, 음악, 영화,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판매량이 늘어나 매출과 이익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킨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지난 연말 휴가 기간 동안 아마존의 최대 판매 상품이었다”며 “곧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아마존의 2011년 4분기 및 전체 실적(단위: 만달러, %)
자료:아마존 *( )는 증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