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파이어` 돌풍에도 작년 4분기 순익 57% 급감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실망스런 4분기 실적을 내놨다.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저가 스마트패드 출시로 인한 수익 실현의 어려움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마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실망스런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지난해 11월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를 소개하고 있다.
아마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실망스런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지난해 11월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익 급감에 매출 전망도 불투명=아마존은 31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발표에서 순익이 전년 동기(4억1600만달러) 보다 57%나 줄어든 1억7700만달러(약 2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매출은 연말 특수에 힘입어 174억달러(약 19조6000억원)로 35% 늘었지만, 당초 시장분석가들이 내놓은 평균기대치 183억달러에는 9억달러나 못 미친다.

매출 증가에도 순익이 급감한 것은 운영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기간 아마존의 운영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172억달러에 달했다. 무료배송서비스를 위한 주문처리센터에 대규모로 투자한 데다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가 저렴한 가격 탓에 가파른 판매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에 도움이 못됐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부문별로는 도서, DVD 등 미디어 사업 매출이 15% 늘어 60억달러를 거뒀다. 전자제품과 여타 제품 판매는 48% 증가한 109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480억달러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순익은 6억3100만달러로 전년의 14억달러보다 55%나 감소했다.

문제는 전망이다. 아마존이 밝힌 1분기 예상 매출은 120억~134억달러. 증시분석가들의 전망치 130억~149억달러에 못 미친다. 순익 역시 손실이 계속돼 1분기에 2억달러 정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망스런 실적 탓에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9% 가까이 하락했다.

◇킨들파이어 잘 팔려도 고민=킨들파이어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12월에는 한 주에 100만대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 애플 아이패드에 대응하기 위해 199달러란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전략이 되레 아마존의 발목을 잡았다.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팔릴수록 적자란 얘기도 나돈다.

경쟁제품인 아이패드(애플), 줌(모토로라), 갤럭시탭(삼성전자)는 수백달러대다. 아마존은 킨들이 확대 보급되면 자사 쇼핑몰의 전자책, 음악, 영화,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판매량이 늘어나 매출과 이익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킨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지난 연말 휴가 기간 동안 아마존의 최대 판매 상품이었다”며 “곧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아마존의 2011년 4분기 및 전체 실적(단위: 만달러, %)

자료:아마존 *( )는 증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