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불확실성

불확실성은 확실하지 않은 성질이나 상태를 뜻한다. 행정학, 경제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부문에 자주 인용되는 용어다.

물리학에는 불확실성 원리도 있다.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제창한 이 이론은 양자 물리학에서 입자 위치와 운동량을 본질적으로 동시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양자의 위치를 알면 속도를 모르고, 속도를 측정하면 위치를 모르게 된다. 이 원리를 적용하면 공간상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든 불확실성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새롭게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다. 자칫 방향을 잘못 잡았다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확실하지 않으니 신중해야 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정확한 정보나 데이터 없이 일종의 `감`만 갖고 일을 벌이던 시대는 지났다.

총선과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국내 정세를 보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가 정책은 더 그렇다. 대선 결과에 따라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이 국가 정책이기도 하다. 대선까지 아직 11개월이 남아 있지만 이미 정부 부처 눈과 귀는 선거에 꽂혀 있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도 어정쩡하게 본다. 괜히 잘 못 벌려놓았다 뒷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그렇지 않은 부처도 있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출연연 선진화 방안을 내놓고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과학기술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매번 대선 때마다 홍역을 치루고 있는 과학기술계로서는 불확실성이 큰 정권 말기 정부의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왜 매번 과학기술계만 정부에 휘둘려야 하는지 자괴감이 만연하다.

지식경제부의 지역사업 거버넌스 개편도 지역 현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현 정부에서 탄생한 광역경제권선도산업 향방이 차기 정부에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에 더 그렇다.

정부 조직은 유독 정세에 민감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 없다.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방향만큼은 제대로 잡아야 한다. 단순 성과주의로 점철돼서는 국가 미래도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