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가 1일 내놓은 해법은 고유기능인 산업진흥 정책은 유지하되, 게임 정책의 무게중심을 게임 과몰입과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보다 더 게임 부작용 해소 및 중독치료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배경= 문화부가 1일 게임 과몰입 예방 및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일종의 위기감에서다. 산업진흥에만 치우치지 않고 최근 사회문제가 되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 문제를 적극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국회와 일부 학부모 단체는 그동안 게임중독 문제에 관한 문화부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해 왔다.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잇따라 도입하는 것도 문화부를 움직인 요인이다. 이날 문화부가 발표한 대응책 역시 산업진흥보다는 청소년 게임 문제를 풀기 위한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문화부는 내심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곽영진 문화부 1차관은 “우리 사회 일각이 게임 과몰입 현상만 말하는 게 아쉽다”면서 “청소년 문제는 가정·학교·교우관계·놀이문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부의 청소년 게임 과몰입 대책 내용은=청소년 게임이용 행위 일체를 `유리 지갑`처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게임접속에서부터 게임선택과 이용시간을 부모 통제 하에 두면서 게임 과몰입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 날짜와 시간 등을 담은 계획서를 마련한 뒤 게임회사에 알려줄 경우, 사업자는 이 계획에 따라 게임을 제공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된다.
게임업체는 부모에게 매달 청소년의 게임 이용 내역을 고지해야 한다. 자녀가 이용하고 있는 게임의 연령등급, 게임의 내용, 월간 이용 시간, 이용료 등을 종합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게임서비스 제공자는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할 때 한 시간마다 게임 이용 경과시간을 알려줘야 한다. 이 밖에 `과도한 게임이용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는 경고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문화부는 이 같은 통제시스템 도입과 함께 상담센터·치료센터를 확대하고, 게임중독에 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앙대, 전북대에 이어 이달 신규로 부산 동아대 병원을 상담치료센터로 지정한다.
문화부는 이날 대책에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문제뿐 아니라 사행성 근절방안도 마련했다. 오토 프로그램 등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 및 게임머니 거래행위와 게임장에서의 점수 보관 행위를 이달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김갑수 문화부 문화정책관은 “게임 사행화를 부추길 수 있고, 과몰입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이템 거래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반응은=게임업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의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게임 과몰입 예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검토 중인 게임 규제안이 정확한 이용자 실태조사나 대규모 전수조사 없는 선제적 규제안임을 지적하며, 주무부처와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견 수렴 과정이나 부처 협의 없는 규제 난립은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정책 실패만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게임문화재단 차원의 게임 과몰입 예방 치료 사업 외에도 게임사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 확대 및 재단 설립 등을 검토 중이다.
게임회사 관계자는 “셧다운제나 게임 과몰입 치료상담센터 설치 사업이 아직 초기상황인 만큼 철저한 효과 측정이나 청소년 중심의 게임이용환경 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김명희기자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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