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피처폰 신규 개통 수가 전년 대비 6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가 처음으로 피처폰을 앞지르는 역전현상도 연출됐다.
2일 통신 3사가 집계한 지난해 피처폰 신규 가입자는 720만명으로 전년 1800만명보다 절반 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0년 2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1년 만에 10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탈 피처폰 현상은 스마트폰 교체 수요 급증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통신 3사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는 1400만여명으로 전년 600만명보다 무려 133% 수직 상승했다. 스마트폰 개통 수가 피처폰 개통 수를 처음으로 갑절 가까이 앞질렀다.
KT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에 부응해 제조사들이 피처폰 신제품을 줄이는 대신 스마트폰 신제품 라인업을 대폭 늘리면서 역전현상은 더욱 가속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피처폰 신제품을 불과 4종밖에 출시하지 않았다. 올해도 상반기에 단 1종만 출시하는 등 명맥만 유지할 계획이다. 팬택은 아예 지난해 한국시장에 피처폰 출시를 중단했다.
국내 피처폰 개통 수 감소는 올해 더욱 두드러져 연말 200만~3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국내 출시 모델을 크게 줄이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피처폰 수요 감소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제조사들은 빠르게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 라인업을 바꾸는 추세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피처폰은 앞으로 이익이 안 나면 안 한다는 기조 아래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과 고가의 롱텀에벌루션(LTE)폰 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조사가 피처폰 시장에서 손을 떼면서 노키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노키아는 주요 경쟁사들이 피처폰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이 부문에서 13%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달성한 영업이익률 15%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국내 제조사는 이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피처폰 출시를 줄이더라도 여전히 피처폰 수요가 강한 신흥시장에는 꾸준히 신 모델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통신 3사 신규 가입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