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대거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주식워런트증권(ELW) 사건이 불거진 데다 실적도 안 좋아 상당수가 자리를 떠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장이 황건호 체제에서 박종수 신임 회장체제로 바뀜과 동시에 6월까지 국내 10여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가 끝난다.
가장 먼저 자리가 바뀐 곳은 삼성증권이다. 지난해 말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과 삼성자산운용 김석 사장은 그룹 인사에서 서로 자리를 바꿨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임기가 2014년 6월로 2년 6개월이나 남았지만 교체됐다. 당시 박 사장 교체에는 ELW 공판을 앞둔 것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는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임기가 만료된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곳은 하나대투증권이다. 김지완 사장은 5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 사장은 1998년 부국증권 사장을 시작으로 14년째 CEO를 맡고 있는 증권가 최장수 CEO다. 김 사장은 2010년 11월 옵션쇼크 때 중징계를 받을 위기를 넘겼다. 회사가 700억원 넘는 손해를 봤고 실적도 부진한 점이 연임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지주 차원에서도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물러난데 이어 김승유 회장까지 물러나야 한다는 세대교체설이 있는 것도 김 사장 연임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5월 임기 만료인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도 임기가 5월 만료된다. 연말 그룹사장단 인사는 비껴갔지만 금투협 회장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데다 노조와의 갈등도 연임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2월이 임기 만료로 한동우 신한금융회장이 어떤 결정이 내릴지 알수 없다. 이 밖에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등도 임기가 5월과 6월 만료 예정이다.
중견급 증권사 CEO들 상당수도 올해 임기 만료를 맞게 된다.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과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 동부증권 고원종 사장, KB투자증권 노치용 사장, 하이투자증권 서태환 사장 등이 해당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국가적 사안이 예정돼 있어 대주주들이 쉽게 CEO를 교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연임에 성공한다해도 임기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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