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째를 맞이하는 한국형통합앱스토어(K앱스)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K앱스에서 돈을 벌었다는 앱 개발자도 없고, K앱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재려받기 위해 찾아가는 사용자도 없다.
2일 현재 SK플래닛 `T스토어` · KT `올레마켓` · LG유플러스 `유플러스앱마켓` 이동통신 3사 앱 장터에서 판매되고 있는 K앱스 앱은 각각 206~215개다. 지난해 11월 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참석 아래 성대한 출시 행사를 열며 시작할 때 발표한 앱 수 250여개에서 오히려 줄었다. 내려받기 1000건을 넘긴 앱은 이통사 장터별로 20~30개 안팎에 불과한데다 모두 무료다.
지난해 내로 100개 이상의 앱을 추가 확보하고 개발자 수익을 낸다는 공언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한국통합앱스토어재단 설명대로 운영 방침에 맞지 않아 제외된 일부 콘텐츠와 인앱(In-App)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잠시 빠진 앱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수다.
업계는 “굳이 K앱스용을 개발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K앱스 플랫폼은 HTML5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네이티브 앱에 비해 호환되는 단말기가 턱없이 적다. 갤럭시S · S2와 옵티머스2X · 블랙 · 빅 등 7종으로 최신 롱텀에벌루션(LTE) 단말기는 아직 호환되지 않고 있다.
앱 개발자들은 “모든 단말기에 K앱스 사용이 기본으로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상산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MOIBA) 본부장은 “이통사마다 2종씩 추가 지원 단말기를 확보하기로 했고,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 연회비 99달러를 받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침체 이유 중 하나다. 기존 안드로이드 마켓은 35달러만 내면 평생 무료고 이통사 앱 장터는 전면 무료다.
K앱스 측은 일단 개발비 지원으로 개발자를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개발자 지원 예산 18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현재 1차분으로 6억원가량을 집행했으며 2차 집행도 곧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량 있는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도록 진입 문턱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 이통사 무관심도 지적됐다. 방통위는 K앱스 출범 당시 토종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K앱스 지원을 천명했지만 사실상 사후 지원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앱스가 시들해지니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타이젠`을 지원하겠다고 나왔다”며 “방통위의 선택과 집중이 아쉽다”고 말했다.
WAC 주축인 이통사 참여가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SK플래닛이나 LG유플러스는 K앱스용 앱을 알리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KT가 지난해 11월 `블루리본을 찾아라` 행사를 펼쳐 사용자 참여를 유인한 게 전부다. 이통 3사가 초기 시스템 비용으로 100억원을 출자한 이후 추가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K앱스 관계자는 “올해 내 일본 NTT도코모와 필리핀 `스마트`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WAC 재단 측으로부터 상용화 시스템 보급에 대한 기술료를 받아 재원을 확보, 개발자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앱스 현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