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의 기밀유지동의서(CA) 접수가 2일 마감됐다. 최대 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하이마트 인수전이 본게임에 접어들었다.
이날 증권·유통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인수의사를 밝혔던 롯데와 신세계, 홈플러스가 기밀유지동의서(CA)를 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GS리테일은 최종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이밖에 사모펀드 2곳도 CA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밀유지동의서란 인수전과 관련해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이다. 반드시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며 이는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간주된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나서서 인수를 언급한 바 있다. 롯데마트가 체험형 가전매장인 디지털파크를 운영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뒤늦게 참여의사를 밝힌 신세계와 홈플러스 역시 하이마트 인수로 경쟁사들이 강화하고 있는 가전유통사업에서 단숨에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GS는 공시를 통해 인수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검토 결과 영업권 비용이 과도하고,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성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가격과 경영권이다.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군이 여럿인 만큼 가격은 가장 중요한 판단 잣대다. 하이마트 인수에 별도 조항이나 전문경영인 참여 보장 등이 담길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 이를 들어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권에 관대한 사모펀드 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이마트 최대 시가총액 기록인 2조2000억원에 30%를 얹어주는 업계 관행상 3조원 정도가 인수 가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나 신세계, 홈플러스 등이 보유자금이 넉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빚이 4조원이 넘고,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을 감안할 때 누구도 공격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기밀유지동의서 접수 기한은 2일이다. 하지만 통상 마감 이후 접수분도 인정해주는 업계 관행상 최종 인수전 참가자가 드러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밀유지동의서를 제출한 업체들은 투자설명서를 받게 되며 이를 토대로 다시 입찰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들 가운데 투자의향이 분명한 업체를 대상으로 실사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김승규·김용주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