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4사 IT예산이 9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KT가 절반이 넘는 5000억원을 차지한다. 통신 4사 IT조직은 치열한 시장 경쟁서 살아남기 위한 막바지 몸만들기 작업을 진행한다. 과거 통신 서비스 지원만이 아닌 IT서비스기업으로 변모하는 비즈니스 전략도 지원한다.
◇KT, IT예산 5000억 책정 가장 많아=올해 통신 4사 IT예산은 전년과 동일하다. 대규모 IT프로젝트를 완료했거나 연내 완료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IT예산을 배정한 곳은 KT다. 올해 IT예산 5000억원 가운데 2750억원이 투자예산이고 2250억원은 운영예산이다. 투자예산 대부분은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인 BIT사업에 쓰인다. 총 4800억원이 투입되는 BIT사업은 작년 착수해 오는 2013년 완료 예정이다. 2013년은 주로 고도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작년과 올해 대부분 예산을 배정했다.
SK텔레콤은 2600억원을 책정했다. 작년과 동일한 규모다. 이중 투자예산은 780억원이다. 운영예산은 1820억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유무선 통합 정보시스템인 유키(U.Key)2.0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 안정화까지 마쳤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적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IT예산으로 400억원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 올해 IT예산은 900억원이다. 작년과 비교해 20% 정도 감소했다. 무엇보다 옛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통합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5일 유무선 통합시스템 `U큐브`를 가동했다. IT예산 중 투자예산은 495억원, 운영예산은 405억원이다.
◇통신 3사, 잇따라 유무선통합시스템 가동=올해 통신업계 주요 IT과제는 급변하는 시장대응을 위한 IT지원체계 마련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유무선 통합 서비스 지원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SK텔레콤이 가장 앞서 지난해 10월 SK브로드밴드와 각각 나눠져 있던 유무선 정보시스템을 통합, 가동했다. 아직 법인 통합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까지 통합하지는 못했다. SK텔레콤은 안정화 단계까지 완료한 유키2.0시스템 고도화를 추가로 진행한다.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과금시스템도 개선한다. 영업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한남석 SK텔레콤 IT기술원장은 “올해는 유키2.0시스템에 모빌리티 전략을 적용해 대리점 등 고객 접점에서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업무지원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무선 통합시스템을 가동한 LG유플러스는 안정화가 시급하다. 변화된 정보시스템에 따른 업무프로세스도 개선해야 한다. 안정화 기간이 완료되면 LG유플러스는 유무선 고객·상품 정보가 단일화돼 유무선 구분 없이 신속하게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이용자 라이프스타일을 분석, 자유로운 결합상품과 요금제 변경도 가능해진다.
KT도 유무선 통합시스템 가동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 전사자원관리(ERP), 빌링시스템(BSS)·운영지원시스템(OSS), 유무선 통합 고객관계관리(CRM) 등 전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BIT 프로젝트를 작년 착수 진행 중이다. 이미 ERP시스템 구축 사업은 완료했다. BSS와 OSS 구축은 진행하고 있다. BIT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시행착오를 겪어 프로젝트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송정희 KT 서비스혁신(SI)부문 부사장은 “안정적인 BIT시스템 전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사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이 올해 핵심 IT전략”이라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기업영업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기존에는 사업 영역이 주로 소비자(B2C) 대상이어서 기업(B2B)시스템이 미흡했다. 최근 B2B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기업영업지원시스템 재구축 요구가 커졌다. 정진하 SK브로드밴드 정보기술원장은 “기업대상 유선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영업지원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전사 비즈니스 지원 전략으로 변화=통신사 IT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업무 지원을 위한 IT전략에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IT기술원은 IT서비스기업으로 변신하는 전사 비즈니스 지원을 위해 기업용(B2B) 솔루션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SK텔레콤 내에서 소프트웨어(SW) 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미 SK텔레콤이 적극 추진 중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 서비스 대외사업을 위해 자체 솔루션을 개발, 내부 적용으로 테스트까지 완료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빌딩에너지관리 등 신사업 관련 솔루션도 개발했다. KT도 마찬가지다. 송 부사장이 맡고 있는 SI부문에 클라우드 본부를 편입, IT조직과 유기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구축하는 BIT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대외사업을 적극 강화한다. 기존 소규모 기업 대상이 아닌 대기업 대상으로까지 넓혀 나갈 방침이다.
모든 산업의 핵심 이슈인 정보보안 강화도 통신업계 주요과제다. 통신 4사는 정보보안 강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선정,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 데이터가 많은 사업 특성상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시스템 투자도 실시한다. 4사 모두 그룹 계열 IT서비스기업 통해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 받아 IT아웃소싱 수준 제고를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KT는 BIT 사업 종료 후 갖춰야 할 조직 구성도 고민 중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표]통신 4사 주요 IT예산과 사업
※자료 : 각사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