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 동현시스텍 "수조설비서 해양에너지 · 로봇까지"

“내달 초까지 부품 스펙과 견적서를 보내야하니 이쪽은 김 부장이 신경써줘” “중동건은 첫 스타트야.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해….”

동현시스텍(대표 함연재)이 연초부터 바쁘다. 주력 사업인 대형 수조시험설비 시스템 신규 공급처를 최근 잇달아 확보했다. 각각 15억~20억원 규모의 여수 해양경찰학교 해양오염방재훈련장내 해양관측시험수조와 부산 해양조사원 검교정센터 내 수조시험설비다.

함연재 동현시스텍 사장(앞줄 왼쪽)과 동현시스텍의 관계사 대아텍의 홍기봉 사장(오른쪽), 그리고 동현시스텍 연구진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함연재 동현시스텍 사장(앞줄 왼쪽)과 동현시스텍의 관계사 대아텍의 홍기봉 사장(오른쪽), 그리고 동현시스텍 연구진이 자리를 함께 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란 MPK대학과 500만달러 규모 고속 예인수조시험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동 시장에 처음으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이란 공급건에 대해 함연재 사장은 “해외 영업망이 없는데 이처럼 수출이 성사되는 것은 입소문과 기존 거래처의 적극적인 소개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대형 수조시험설비는 파도와 풍향·풍속, 수심 등 바다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각종 선박 및 구조물의 선형, 피로도 등 실험할 수 있는 장치다. 대형 수조설비 개발·제작과 보급은 동현시스텍의 창업 아이템이자 현재 가장 큰 매출원. 과거에는 일본과 유럽 업체가 이 시장을 쥐고 있었다.

함 사장은 삼성중공업 근무 당시 맡았던 수소시험분야 경험을 살려 동현시스텍을 차렸다. 조선 등 해양관련 학과를 보유한 대학, 해양관련 연구기관 등 선박과 해양구조물을 연구개발하는 곳은 대부분 동현시스텍 수조를 사용한다.

수조설비가 동현시스텍의 현재라면 해양로봇과 해양에너지시스템은 동현시스텍의 미래다.

동현시스텍은 3년 전부터 해양로봇과 에너지를 자체 신성장 분야로 키우기로 하고, 수조시험설비 분야에서 거둔 이익의 대부분을 쏟았다.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을 뽑아 부설연구소에 투입했다. R&D 방향도 로봇에 맞췄다. 정부 로봇 R&D과제와 지역 산·학·연 협동 연구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상·하수도관 보수용에서 수중 청소용까지 6종의 해양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조선과 플랜트, 화학산업 현장에서 선박 제작 및 관리, 대형 설비의 표면 처리와 가공, 청소, 배관 모니터링 등에 사용하는 조선해양용 로봇이다.

이준호 동현시스텍 기술개발팀 과장은 “우리 로봇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 대형 배관 내 모니터링 작업에 필수적인 고도의 표면흡착 기술을 적용해 만들었다. 또 제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USN, 무선 영상 등 IT를 접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해양에너지 분야에서는 중소형 파력·조력발전시스템과 해양관측 장비를 개발, 시장 수요에 맞춰 즉시 공급할 수 있다.

함 사장은 “대학과 연구소는 고객이자 R&D에 필요한 자문자”라며 “최근에는 해양플랜트 부품 시험설비 시장 확대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