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이후 30년 간 문제인식과 위기대응 상황에 대한 평가를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평가는 교육적 측면뿐만 아니라 임원으로서 문제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지난달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 핵심보직 역량평가에 참가한 한 임원후보자의 말이다. 임원후보자 대부분은 역량평가는 평가대상자 개인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모두에 유용한 것으로 자평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기관의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 되며 기관장의 인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지난달 시행된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 핵심보직 임원 후보자 역량평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만기 지경부 기획조정실장이 주재한 이번 간담회는 역량평가위원 6명과 임원후보자 6명이 참석했다.
역량평가를 받은 발전사 한 임원은 “이번 평가는 결과와 관계없이 조직경쟁력 차원에서도 좋은 기회가 됐다”며 “공공기관 임원 선임 시 역량평가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간담회에서 역량평가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2월 중에 관리본부장급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기법과 역량평가 교육 등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역량평가 후보자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권 개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시장형 공기업 첫 경영평가를 받는 올해, 핵심임원에 대한 역량평가는 자칫 기관장 인사권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역량평가는 임원후보자에 대한 당락 여부만 통보할 뿐 기관장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