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은 마법의 숫자다. 오늘 설명할 주제는 3가지라고 말하면 귀가 솔깃하지만, 오늘 말씀 드릴 내용을 17가지로 정리한다고 하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 서론, 본론, 결론도 3가지 논의가 모여서 3단 논법을 구성한다. 가위, 바위, 보를 하더라도 세 번 한다. 삼세판으로 최후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도 3이라는 숫자가 관여돼 있다.
삼행시도 있다. 일본의 하이쿠처럼 짧은 세 줄에 시적 영감을 담아 표현하는 시다.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 등 삼정승으로 나뉘며,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도 삼권분립으로 구분되어있다. 이렇게 3이라는 숫자는 만물의 숫자이고 완벽한 숫자다. 플라톤은 “3은 이데아의 숫자”, 아리스토텔레스는 “3은 일체라는 표현에 들어맞는 최초의 수”, 피타고라스는 “삼각형은 우주적 의미에서 생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이라고 했다. 도가 일에서 생기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으면서 만물의 생성 중심에 삼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3에서 만물이 나온다”는 `삼생만물(三生萬物)`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3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로 묘미(妙味)가 많다. 모든 사람 중에 아무나 한명이 시작하면 그 중에 누군가가 따라서 하게 되고 다시 한 사람이 따라서 시작하면 이제 아무나 따라서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고 결국 거의 모든 사람이 참여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3의 법칙이라고 한다.
두 명을 넘어 세 명이 되면 그룹이 된다. 한 사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도 따라 하지 않지만 두 사람을 넘어 세 사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도 따라한다. 3은 위대한 변화가 시작되는 마력의 숫자다. 세 명이 모이면 삼삼(33) 해진다. 민족대표도 33인이고, 보신각종도 33번 친다. 땅속 깊이 갇혔던 칠레 광부도 33명이었다. 사람의 척추 뼈도 33마디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우주 자연 삼라만상의 중심에 33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삼삼한 것일까.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