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선봉에 섰던 온라인게임기업 주식이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신작 지연 등으로 작년 4분기 실적도 부진한데다 정부규제 리스크에 발목이 묶여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증권시장에서는 온라인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사흘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코스닥시장에서도 네오위즈게임즈, 액토즈소프트, JCE, 게임빌, 컴투스 등 게임주가 동반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전일 7% 넘게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4% 가량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18일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38만6000원 대비 33% 가량 하락했다.
이처럼 게임주가 하락세를 탄 데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일 전국 초중고 교장 160여명을 초청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게임 과몰입 대책을 마련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왕따 문제 등 학교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게임 과몰입이 학교 폭력 요인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다.
앞서 여성부가 야간 청소년 게임시간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실시했다. 문화부도 최근 게임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부모가 정해놓은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계속 하면 접속이 차단되는 `쿨링오프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지난해 8월 이후 폭락장에서도 해외진출과 실적 성장으로 강세를 기록했던 온라인게임주들이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힌 것.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게임주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셧다운제 시행 이후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게임 규제가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더라도 직접적 규제대상이 되는 미성년자 게임 점유율이 높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게임산업에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온라인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은 성인 비중이 높아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중국 등 해외 매출 기반이 확대되고 있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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