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터키 방문을 계기로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체결과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출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교역 무대와 커다란 시장 수요가 열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중국 중심의 교역에서 탈피해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기업에겐 터키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로 연결되는 `징검다리`가 될 전망이다.
◇터키 전자산업 4년간 50% 성장=지난해 104억달러로 추정되는 터키 전자산업 규모는 오는 2015년 1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터키 FTA로 관세가 사라지면, 우리 전자업계엔 더없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터키 판매법인을 새롭게 출범시킨 후 지난해 매출 15억달러를, 올해 2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은 브랜드숍을 200여개까지 확대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고급 제품의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대통령 순방을 수행한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터키 CEO 라운드테이블에서 “터키 정부가 추진중인 멀티미디어 교육환경 구축사업에 보급형 전자칠판과 갤럭시 탭을 공급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관련 산업 동반성장 기회될 것”= 터키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은 한국형 원전 두번째 수출국으로 확정되면 관련 국내 원전설계,시공, 발전 산업의 동반 수혜가 예상된다. 물론 터키 원전산업과의 교류와 협력도 확대될 수 있다.
원전 시공 경험이 많은 현대건설 관계자는 “터키 원전이 일본에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라며 “국가간 협상이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미 UAE 원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6월 신고리 원전 2호기를 완공하면 인력 운용에 여유가 생겨 터키 원전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분위기상 좋은 흐름이란 것이지, 실제로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중소기업도 FTA가 지렛대될 수도= 기술과 제품력을 겸비한 중소기업은 한-터키 FTA가 현실화되면 제3세계 시장 동반 진출을 통한 사업 확대를 적극 타질해볼만 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터키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의 수는 45개, 투자금액은 1억2000만달러 정도다.
중앙회는 터키시장 진출을 돕고 위해 지난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300여건의 구매상담 중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터키는 대표적인 흑자 교역국 중 하나로 중소기업들도 진출에 의욕을 보이는 국가”라며 “협정 내용에 따라 달라질 부분도 있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터키와의 교역에서 자동차 뿐 아니라 부품·기계산업이 국제 경쟁력과 시장 기회를 키우는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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