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0>`교실`보다 `감상실(感想實)`에서 배워라!

창조성은 교실에서 육성되지 않고 감상실에서 계발된다. 감상실은 창조성이 계발되는 단계이자 노력을 의미하는 감수성, 상상력, 실험정신을 의미한다. 창조성 계발 교육은 결국 감상실을 마련하는 교육이다. 심금을 울리는 지식은 우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서적 능력 즉, 감수성(感受性)에 시작한다.

지식은 기존 지식에 대한 거룩한 불만족과 지적 분노, 나아가 도덕적 분개의식을 가질 때 색다른 문제의식으로 탄생한다. 감수성은 기존의 것에 대한 거룩한 불만족이자 참을 수 없는 불편함과 끊이지 않는 불안감을 포착하는 정서적 마음이다. 감수성은 예를 들면 한글을 모르는 국민을 긍휼히 여기는 세종대왕의 마음이다. 만약 세종대왕이 한글을 모르는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한글은 창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수성은 타인이 겪고 있는 아픔과 슬픔, 고민과 고뇌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불편함, 불만족스러움, 불안감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현실적 문제의식과 타인의 아픔, 그리고 사회적 현상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야심적인 문제가 발견된다.

상상력은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다. 상상력은 감수성을 기반으로 발휘되어야 공상(空想)이나 환상(幻想), 망상(妄想)이나 몽상(夢想)에 그치지 않는다. 감수성과 상상력의 단계를 통과한 아이디어는 마지막 관문, 즉 실험단계를 통과해야 아이디어로서의 가치가 살아난다. 상상력 단계에서 도출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무리 혁신적이라고 할지라도 감수성 단계에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치유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상상한 것을 반드시 구현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도전과 색다른 시행착오를 통해 다양한 시도와 도전, 시험과 탐험, 때로는 모험을 감행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남다른 도전과 시행착오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현실을 무대로 검증하는 과정을 통과해야 창의적 아이디어는 혁신적인 성과로 연결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