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D램, 한국 반도체 기업에겐 `효자`

모바일D램과 그래픽, 서버용D램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D램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겐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PC용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스페셜티D램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매출 및 수익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페셜티D램인 모바일D램은 수요처인 세트업체 특성상 신규 진입이 어려워 국내기업 독무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매출 중 스페셜티D램 비중은 80%에 달하고 하이닉스는 총 매출 중 70%에 육박한다. 이 시기에 삼성전자 D램 평균 판매가격(ASP) 하락률은 12%였으며 하이닉스는 19%로 나타났다.

PC용 D램 사업이 주력인 해외 메모리반도체 경쟁사들은 같은 기간 25%가 넘는 ASP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격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첫째주 4Gb 모바일D램 고정가격은 9.25달러로 PC용 2Gb DDR3 가격 0.88달러 10배가 넘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기업 D램 ASP 하락률이 해외업체에 비해 양호한 것은 스페셜티D램 매출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률이 경쟁업체보다 양호한 것도 스페셜티D램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결과”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D램과 서버용D램 등 스페셜티D램 제품 중 대부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이닉스는 그래픽D램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관련 제품 성능도 최고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30나노 기반 4Gb 서버용D램과 모바일D램을 양산했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7년 스페셜티D램 비중이 30%에 불과했으나 최근 7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모바일D램 제조도 40나노급에서 30나노급으로 전환하면서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도 스페셜티D램 투자를 확대하면서 PC용 D램에서 주력 제품 전환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스페셜티D램 특성상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스페셜티D램을 통한 수익 확대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IHS 아이서플라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D램의 경우, 수요처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정거래 기업을 중심으로 유지하고 있어 신규기업 진입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경향은 그래픽D램이나 서버용D램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미 많은 세트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스페셜티D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계속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