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셜커머스 쿠폰 환불 업체가 앞장섰어야

A씨는 지난해 3월 25만원을 주고 한 의류매장을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구폰을 소셜커머스업체에서 샀다. 유효기간(3개월) 안에 쓰지 못했다. 25만원 가운데 얼마를 돌려받았을까. `0원`이었다. 업체는 유효기간 안에 쿠폰을 쓰지 않은 A씨 귀책으로 몰았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쿠폰을 쓸 수 없다”고 충분히 알렸으니 환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A가 싼값(할인)을 기대하고 `유효기간 내 이용 조건`을 잘 알고 있었으니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지는 게 맞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할인 쿠폰도 매매·교환 따위의 상행위에 따라 생긴 채권이다. 거래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안정적으로 하자는 약속을 그 안에 담았다. 이런 채권이라면 유효기간이 지났더라도 적정 소멸시효(5년) 이내일 경우 90%를 돌려주는 게 상식이다. 우리가 일반 상품권과 모바일 구폰에 정해 둔 약속이 그렇다. 한 푼도 환불하지 않는 것은 횡포라는 얘기다.

소셜커머스 할인 쿠폰을 제대로 쓰지 않는 비율이 6%~12.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중전화 낙전처럼 `아직 쓸 수 있는 돈`이 업체에 그대로 떨어졌다. 이래선 곤란하다. 비록 유효기간 안에 쓰지 않은 소비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지급한 액수를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 소비자에게 위약금 부담을 지우더라도 적절한 금액을 환불하는 게 옳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이용약관을 바로잡는다.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을 `구매가의 70%`로 환급한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사실 이런 조치는 사업자 스스로 미리 내놓았어야 했다. 상업 활동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다. 소비자 신뢰를 얻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 막 개화한 소셜커머스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