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 키워드] 친구 추천

인터넷 검색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엇을 보고 듣고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검색 엔진이 사람들의 취향이나 소비 패턴을 분석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동으로 추천해 주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람도 추천해준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친구 사귀기가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이 추천된다. 온라인 음반점에서 음반을 구입해도 내가 좋아할 만한 음반이 추천 목록에 오른다. 인터넷은 특정한 책, 영화, 음악 등 많은 사람들의 선호도를 분석해서 이를 근거로 추천한다. A를 좋아했던 다른 사람들이 B를 좋아한다면, 구매자가 A가 좋다고 하면 B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A제품을 샀던 사람들 중 다수가 나중에 B제품을 샀다면 B제품을 추천해준다.

인터넷은 사람도 추천해준다. 페이스북은 `알 수도 있는 사람`을 통해 친구를 추천해주는데, `알 수도 있는 사람`은 나의 친구의 친구다. `알 수도 있는 사람`엔 함께 아는 친구의 숫자가 있다. 숫자가 클수록 나와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트위터는 Following과 Followers가 있다. 서로의 Following과 Followers 관계 속에서 새로운 Following과 Followers의 관계를 맺는다. `similar to @`는 조금 더 가까운 친구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미투데이는 `추천 친구`와 `친한 친구`가 있어 이를 통해 친구 관계를 만든다. 블로그의 열린 이웃을 통해 내 이웃의 이웃과 이웃을 맺을 수 있다.

현재 소셜미디어나 블로그의 친구 추천 방식은 친구의 친구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친구의 친구 또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해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이렇게 형성된 친구는 표면적인 관계일 때가 많다. SNS 글쓰기에 눈치를 보는 이유다.

사람들은 편안하게 얘기하고 공감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필요로 한다. 친구가 되는 조건은 의외로 까다롭다. 사회인구학적 배경도 맞아야 하고 취향이나 성격도 맞아야 한다.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친구 추천 방식은 친구의 친구를 소개해주는 수준이다. 각자의 취향과 성격이나 삶에 대한 태도 등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필요한 친구를 추천해주진 않는다. 그러한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개인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며, 분석 기술도 지금보다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것이 가능한 날이 올지 모른다. 인간은 친구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TRC 조광현센터장 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