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댓글이 넘쳐나는 인터넷을 아름다운 소통공간으로 바꾸자.`
인터넷에 악성댓글이나 악성루머를 올리는 주된 연령층은 10대다. 조사대상 가운데 10대 연령층 절반가량은 이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50대의 네 배 수준이 넘는다. 청소년이 올리는 악성댓글은 피해 당사자의 인생을 황폐화한다는 점에서 인터넷 윤리 조기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한국인터넷윤리학회(회장 최종원·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함께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윤리를 만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인터넷이 얼굴도 모르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공간이 아닌 아름답고 건전한 소통공간으로 개혁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최종원 한국인터넷윤리학회장은 “모든 세대의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인 인터넷이 악성댓글·허위사실의 무차별 유포, 각종 사이버공격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며 “삶의 제2 공간으로 부상한 인터넷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인터넷 윤리` `인터넷 교육과 인터넷 윤리`라는 큰 틀의 두 가지 주제를 놓고 전문가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유진호 KISA 단장,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권태형 경찰대학교 연구관, 윤주진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안성진 성균관대학교 교수, 신용태 수석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유진호 KISA 단장은 `소셜시대, 인터넷 윤리 실태`를 다룬 주제발표를 통해 “나이가 어릴수록 악성댓글 작성 경험이 많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인터넷윤리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사결과 악성댓글을 올린 경험은 연령대별로 10대 48%, 20대 29%, 30대 17.4%, 40대 14.8%, 50대 11.7%로 나타났다. 10대의 악성댓글 작성 경험은 50대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유 단장은 “초등학생의 47.5%는 단순 재미나 호기심으로 악성댓글을 올린다고 답했다”며 “건전한 인터넷 댓글문화 확산에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심각한 것은 악성댓글 작성자 50%가 자신의 댓글이 악성댓글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도 크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 절반 이상(65.5%)이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고, 이 가운데 중고생의 피해경험이 가장 많았다. 청소년이 악성댓글 생산의 주범인 동시에 최대 피해자인 셈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 모두는 “인터넷윤리 조기교육을 강화해 사회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사이버일탈 가능성에 대한 통제력을 길러야한다”며 “인터넷을 헐뜯고 비방하는 공간이 아닌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건전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성진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새로운 윤리관 정립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윤리교육은 인터넷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역기능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