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LNG탱크로리 사업에 LPG업계 불만

가스공사가 10년 전부터 진행해 온 액화천연가스(LNG) 탱크로리 사업을 놓고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8일 LPG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가 LNG를 탱크로리 충전해 판매하는 사업이 대규모 LPG 충전소 수요처를 뺏고 있다. 이미 알펜시아·용평리조트·대명레저 등 대형 리조트와 동서식품을 비롯한 산업체 75곳이 연료를 LPG에서 LNG로 전환했거나 전환 요청을 한 상태다. 연간 13만톤 규모다. 3000만톤이 넘는 가스공사 연간 판매량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일반 충전소는 연간 수 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형 수요처를 잃게 됐다. 또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대형 경기장과 리조트 건설이 늘어날 예정이라 LPG 업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은 있지만 2~3년 내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 연료 전환 요청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초까지 5개 업체가 연료 전환을 신청해왔다.

LPG 업계 한 관계자는 “LNG는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탱크로리로 직접 배달해주면서까지 LPG 충전소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가스공사에서는 경제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시장가격대로 파는 LPG와 달리 LNG는 정부 보조로 원가 이하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LPG는 저장탱크만 있으면 되지만 LNG를 탱크로리로 충전해 사용하면 영하 163도를 유지하는 초저온 저장탱크와 액화된 가스를 기체로 바꿔주는 설비까지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며 “이 설비도 향후 도시가스 공급이 이뤄지면 철거해야 하기에 국가적으로도 낭비”라고 주장했다.

가스공사는 이에 대해 경쟁력 있는 연료가 등장하면 기존 연료가 뒤로 밀리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지나친 확대를 막기 위해 산업용은 연간 800톤, 일반용은 1000톤 이상 대규모 수용가만 대상으로 하고 절차도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 한 관계자는 “LNG 탱크로리사업은 경제성과 환경성이 LPG보다 우위에 있는 것뿐”이라며 “수용가 입장에서는 LNG를 쓰는 게 30% 저렴해 소비자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탱크로리 사업이 시작되면 가스공사에 대규모 수요처가 확보돼 인근 지역에 도시가스 공급이 앞당겨지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