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럽다. 민주통합당이 지난 2일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전파법 일부개정법률안` 때문이다. 정치권 구태인 `전문성 부재의 전형`을 내보였다. 뜬금없이 `전기통신서비스 재판매·도매제공(MVNO) 제도`를 폐지하고, `주파수 경매제 도입 근거`를 삭제하자는 이유가 무엇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두 제도를 오래 공들였다. 이제야 겨우 자리를 잡을까 말까 한다. 그런데 김영록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용섭 정책위원회 의장과 박우순 원내 부대표를 비롯한 9명을 대표해 발의했다. 해당 행위 아닐까. `품앗이 입법 활동`이었을 것이라 미뤄 짐작해야 하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폐지하려는 민주통합당의 의지에 부합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두 법안까지 엮였을 것이라 너그러이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래선 곤란하다. 유권자가 다른 이유가 있어 정치권을 비웃는가. 앞뒤 관계없이 `MVNO·주파수 경매 폐기` 같은 주장을 불쑥불쑥 내놓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이용자, 곧 시민의 편익을 높이려 오랜 고생 끝에 만든 제도를 없애자니 어처구니없다. 특히 주파수 경매제 도입 근거와 함께 마련한 무선국 준공검사제도 간소화, 환경 친화적 무선국 설치 근거를 삭제하자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퇴행이다.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 지금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렵다.
혹시 공부가 부족한 것은 아닌가. `전기통신사업법`과 `전파법` 제1조(목적)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 이용자 편의와 전파(주파수) 진흥을 꾀해 공공복리에 이바지하려는 게 법을 만든 이유였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정책·사업 현장 전문가를 찾아가 물어보기라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