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기인 삶과 꿈]우현애 이화여대 약대 조교수

산소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호흡을 통해 체내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 속에서 탄수화물과 지방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얻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을 위한 체내 대사 과정 중에 일부 산소는 활성산소라는 유해성 물질을 생성한다.

[여성과기인 삶과 꿈]우현애 이화여대 약대 조교수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아주 강해 생체 내 단백질이나 DNA, 지질 등을 산화시켜 그 기능을 손상시킨다. 이와 같은 활성산소에 의한 생체물질 산화적 손상이 축적되면 세포는 해를 입게 되고 나아가 노화, 암, 당뇨, 심혈관계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 다양한 병리적 증상을 일으킨다. 다행히도 우리 몸에는 이러한 산화적 손상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항산화 효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농도 활성산소는 노화나 질병을 유발하는 역기능을 하지만, 세포 자극에 의해 생성된 소량의 활성산소는 오히려 세포의 성장을 돕는 순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화여대 약학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후, 분자생명과학부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활성산소 순기능과 역기능이라는 상반된 측면을 항산화 효소가 어떻게 조절하는 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연구결과, 우리 몸의 중요한 항산화 효소 중 하나인 퍼옥시레독신(peroxiredoxin)이라는 단백질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자신의 효소 활성을 상황에 따라 조절해 활성산소 순기능은 돕고, 역기능은 저해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즉, 퍼옥시레독신은 과도한 활성산소에 의한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작용도 하지만, 세포가 자신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기 위해 활성산소를 필요로 할 때는 자신의 활성을 저하시켜 세포의 신호전달에 활성산소가 작용할 수 있게 돕는다.

2011년부터 모교 이화여대 약대에서 활성산소와 퍼옥시레독신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여러 대형 연구사업 및 BK21과 같은 우수 인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생명〃약학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다양한 전공 분야의 학제간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융합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다. 우리 사회도 급격한 노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암, 당뇨, 치매, 심혈관계 질환 등 퇴행성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퇴행성질환의 발병에 활성산소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퍼옥시레독신과 활성 산소의 작용을 밝히는 연구가 노화 관련 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이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현애 이화여대 약대 조교수 hawoo@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