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돈이 몰린다. 지진과 홍수에 엔고까지 겪은 제조업 경쟁력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자본시장 관심이 IT 스타트업으로 쏠린 결과다.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질지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 재팬벤처리서치는 지난 한 해 동안 IT 스타트업에 지원한 펀드 규모와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총투자액은 211억엔(약 3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 스타트업에 자금이 집중됐다. 대규모 운영자금보다는 주로 창업 초기 소액 투자가 대세다.
일본에서는 스타트업 지원 펀드 인기가 낮았다. 파산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변화는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컴퓨팅이 가져왔다. 스마트폰이 수많은 신규 사업을 낳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은 초기 투자비를 낮췄다.
지난해 4월 인피니티벤처스LLP가 만든 펀드에는 KDDI와 옵토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30억엔(약 435억원)을 웃도는 자금이 모였다. 비대쉬벤처스가 9월에 조성한 펀드에는 NTT계열 타자사와 미쓰비시UFJ캐피털 등 대기업 금융 계열사가 모여 수십억엔을 내놨다.
스타트업 출신 성공사례 대명사인 그리나 사이버에이전트는 독자적으로 펀드를 만들었다. 규모는 각각 20억엔(약 290억원) 수준이다. 보야쥐벤처스나 오픈네트워크라보는 벤처투자사지만 펀드 형식의 단독 투자를 진행 중이다.
IT 스타트업 펀드는 초기 창업 자금 성격이 강하므로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일회성 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기타무라 아키라 재팬벤처리서치 회장은 “지난해 활발해진 IT 스타트업 투자 지속 여부는 올해가 좌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