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SDI의 녹색 동반성장 현장, 동진쎄미켐 공장을 가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을 달려 경기도 화성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영하 13도 추위를 피하려 실내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그 곳도 춥기는 매한가지였다. 온도 조절로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동진쎄미켐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에너지 고효율 설비 구축으로 `녹색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삼성SDI의 지원을 통해 공장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등 녹색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오원영 동진쎄미켐 차장이 보일러를 조작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삼성SDI의 지원을 통해 공장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등 녹색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오원영 동진쎄미켐 차장이 보일러를 조작하고 있다.

삼성SDI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삼성SDI는 저탄소 그린파트너십사업 일환으로 협력사인 동진쎄미켐의 녹색경영 기반 구축을 도왔다. 그린파트너십은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함께 제품생산 전 과정의 탄소배출 실적을 진단하고 기술개발·공정개선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사업이다.

삼성SDI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41개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실시, 동반성장과 녹색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동진쎄미켐은 41개 협력사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박재일 동진쎄미켐 부사장은 “삼성SDI는 녹색경영에 대한 관심과 전문지식이 풍부해 이번 사업을 통해 많은 것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며 “막상 녹색경영을 추진하려니 막막했는데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에서 지원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온실가스·에너지 전문가 양성, 에너지 효율 진단과 개선책 마련, 온실가스 배출 관리 툴 개발 등을 지원했다. 동진쎄미켐이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지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돕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성대계 삼성SDI 지속가능경영 추진사무국 과장은 “삼성SDI의 에너지 전문인력이 중심이 돼 수시로 발안공장을 방문해 어떤 에너지원이 있고 어떻게 지원하면 되는지 등을 파악했다”며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소재 등을 다루는 만큼 항온·항습 유지와 전력사용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동진쎄미켐은 보일러 공기비 조정 작업과 응축수 회수시스템을 개선했다. 앞으로 고효율 보일러 교체, 냉동기 냉수 순환펌프 인버터 적용 둥 총 7개 사업을 추가로 수행할 계획이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연간 1억64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응축수 회수시스템 개선은 동진쎄미켐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사업이다. 보일러에 물을 공급하는 중간 응축수 탱크를 아예 없애 열손실을 대폭 줄였다. 3개 단지 외부에 각각 위치했던 중간 응축수 탱크의 자리는 흔적만 남아있고, 보일러실에는 보일러와 메인 탱크만 자리 잡고 있었다.

박재일 부사장은 “3개 단지 평균 열손실을 30도 이상 줄였다”며 “연간 약 63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어 약 8개월이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진쎄미켐은 삼성SDI로부터 전수받은 노하우를 또 다른 협력사에 전파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그린SCM(Supply Chain Management) 사업으로 휴브글로벌 등 13개 기업의 녹색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사업을 추진해 상생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화성=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