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LTE 과열 마케팅에 소비자는 `피곤해`

“육지부터 하자, 좀!”

지난 7일 국내 최대 모바일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세티즌`에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잇따라 도서 지역에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한 글에 대한 댓글로, 해당 글은 `베스트댓글`에 올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울릉도, SK텔레콤이 마라도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후발주자인 KT가 독도에서 LTE 서비스 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겠지만 가시화된 건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교적 실제 사용자 밀집 지역과 동떨어진 곳에 LTE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이통사들은 `관광객을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은 “마라도는 매년 60만명이 찾는 관광지이며 이번 조치로 마라도 전역에서 방문객이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도 “매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 30만명이 고품질 LTE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 확인과 자연 경관을 동영상으로 담아 지인에게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반응은 의외로 싸늘하다. 아직 전국망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 데다, 서울 시내에서도 음영지역이 잡히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위한 경쟁적인 도서지역 서비스 확대가 와닿지 않는다. LTE 서비스를 이용 중인 직장인 이 모(30)씨는 “당장 지방 출장만 가도 음영 지역이 많은데, TV에는 바다 건너 까지 LTE가 된다고 하고 휴대폰 판매상들은 LTE만 권하며 칭찬을 해댄다”고 꼬집었다.

3G처럼 서비스가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처럼 과열된 마케팅은 다량의 정보를 받아들이다 나중에는 오히려 신뢰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일종의 `정보피로증후군`을 유발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서로 더 낫다고 우기는 식의 마케팅이나, `섬 LTE` 처럼 현실과 거리가 먼 정보를 보면서 완성된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는 신뢰를 거두게 된다”며 “이럴수록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보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인터넷의 소비자 평가나 커뮤니티 사이트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