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링오프제` 특별법안, 18대 국회 처리 불투명

`쿨링오프제`를 골자로 한 게임규제 특별법안의 18대 국회 처리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 의안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은데다 소속 의원들 역시 4월 총선에 집중하면서 관심권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공청회 등 특별법 처리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 본회의 상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초·중등학생의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및 해소에 관한 특별법안`이 10일 국회 상임위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앞서 열린 교과위 법안심사 소위가 지연된데다 의사진행을 위한 정족수가 미달되면서 전체회의가 연기됐다.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월 임시국회 통과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위원들 상당수가 지역구에 내려가거나 선거 준비상황으로 돌입했다. 원희룡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변재일 교과위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공청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특별법은 제정법이기 때문에 각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공청회를 진행한 다음 그 논의를 다시 해당 상임위로 올린 후에야 법사위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 “교과위 내부에서도 법안에 대해 이견이 있어 무리한 추진은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에서조차 과도한 규제 및 위헌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특별법안은 세밀한 논의를 거쳐 19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박보환 새누리당 의원실도 당혹해 하고 있다. 실효성 없는 삼중 규제 논란에 휩싸이며 여야 일각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산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실 측은 “초·중등생의 과도한 게임 이용이 문제가 있다는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시작한 것인데 게임업자 PC방 업주로 밝히 사람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심하게 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법 발의를 통해 학부모들의 지지 의사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특별법이 애초 법안 발의 당시부터 위헌 소지가 큰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논의 및 사전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황승흠 국민대 법대 교수는 “해당 법안은 학교에서 게임이용교육이나 전문상담사를 배치하는 것 외에 일일 이용시간 제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의한 사전검열 등 거의 모든 내용이 위헌 소지가 있거나 정부 부처 간 혼선 및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으로 이견이나 논란이 되는 법안이 공청회나 면밀한 사전검토 없이 국회에 상정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교과부의 학교폭력 대책 발표와 함께 발의된 특별법안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학생인터넷게임중독예방·해소위원회 설치 △게임물 일일이용시간 제한(`쿨링오프제`) △시험용 게임물 학생 제공 금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