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패션중심지인 유라쿠조역 인근에 위치한 `빅 카메라`(BIC Camera)는 일본 내 주요 IT 제품 유통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5대 가전 양판점 중 하나다.
일본 오프라인 가전 양판점은 전체 가전 및 IT제품 유통물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만큼 입지가 강력하다. 이 때문에 일본 내 IT 유통 분위기를 한 눈에 파악하기 가장 좋은 시장이라는 게 현지 업체들의 중론이다.
지난 주말 빅 카메라 매장은 대낮에도 많은 손님들이 각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빅 카메라는 지하 2층 카메라 매장을 시작으로 지상 6층까지 휴대폰, PC, TV, 스마트패드, 전자책을 비롯해 다양한 IT 액세서리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세계 가전업체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일본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데 애플 아이폰이 상당한 규모의 부스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S2와 갤럭시 넥서스로, LG전자는 옵티머스X를 각각 비중 있게 선보이고 있다.
현지 이동통신 시장은 이통사 위주의 마케팅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 브랜드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이통사는 물론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상당히 공격적으로 입지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TV 매장에는 파나소닉,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의 제품이 주를 이룬 가운데 LG전자가 유일한 외산 브랜드로 입점해있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47인치와 55인치 시네마 3DTV를 주력으로 전시하고 직접 FPR 방식 3D 영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매장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일본 TV 시장에서 LG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지도가 높다”며 “특히 안경이 가볍고 시청이 편리한 FPR 방식 3D는 일본 제조사들과 차별화된 점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매장에는 일본 DSLR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니콘, 캐논, 펜탁스가 비중 있게 입점해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카메라를 공급하는 삼성전자는 아직 일본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시점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미러리스와 콤팩트 카메라를 앞세워 일본 카메라 시장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일본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GE 제너럴 이미징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카메라 제조사가 대부분 일본 기업인데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힘든 카메라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우메바야시 후지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는 “IT 제품에 있어 한국 소비자는 세계적으로 깐깐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지만 일본 소비자는 한국보다 100배쯤 까다롭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 업체들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 기술력부터 사후 서비스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쿄(일본)=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