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2일 오후 4시쯤 이명박 대통령의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 순방외교 성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그러나, 감도는 분위기는 내놓은 성과와 상관없이 침울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조용한 귀국에 이어 12일에도 조용하게 휴일 일정을 소화했다. 참모진들도 대부분 나와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순방에서 챙긴 가장 실질적인 성과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사업 통로가 대거 확보됐다는 점이다. 터키 화력발전소나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건설, 카타르 월드컵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국 정부차원에서 확약 받은 것이 돋보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E&S, 에쓰오일, 남동발전 등 기업들이 프로젝트 수주나 현지 사업으로 키울 일이 남았다.
원유·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협력 뿐 아니라 미래에너지, 저탄소사회, 녹색성장에 대한 어젠다를 산유국들과 폭넓게 공유한 것도 큰 의미를 남겼다. 최종 승부처가 될 터키 원전 수주에 대한 재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진 것도 고무적이다. 유럽 관문인 터키와 중동 핵심 지역에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와 국가 브랜드를 크게 세일즈한 것도 전에 없던 성과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 때 이뤄진 합의나, 협력 내용 중에는 향후 양국 경제와 산업에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후속 작업이 착실히 뒷받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