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 TV가 유독 중국시장에서만 점유율이 하락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진 상황으로 이들의 본격적 해외 공략에 앞서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5%, 3%의 점유율로 8위, 11위를 차지했다. 중국 현지 브랜드인 하이센스(14%)가 1위였고 스카이워스(12%), TCL(11%), 창홍(10%), 콩카(10%)가 2~5위까지를 점령했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일본 소니와 샤프가 각각 8% 점유율로 삼성과 LG를 앞섰다. 삼성과 LG의 점유율은 지난 1분기 7%, 5%에서 연말 오히려 더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 현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뚜렷하다”며 “중국 업체들의 제품과 기술력이 아직 해외 수출까지 확대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지만 내수를 기반으로 중국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3D TV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다.
삼성·LG의 중국 3DTV 점유율은 1분기 27%에서 4분기 11%로 추락했다. 일본업체 점유율도 46%에서 10.9%로 낮아졌다. 이 사이 중국 현지 업체들은 27%에서 78%로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삼성의 중국 3DTV 점유율은 1분기 24%에서 4분기 8%로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소니는 40%에서 8% 점유율로 하락세가 더 심각한 수준이다. LG전자는 그나마 연초 3%의 점유율을 연말까지 유지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은 대부분 3DTV에서 셔터글라스(SG)와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FPR 채택 비중이 60%를 넘어가는 등 FPR의 인기기 높아지고 있다. SG를 대표하는 삼성과 소니를 합한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64%에서 4분기 16%로 급속히 떨어졌다. 소니와 삼성은 이 사이 점유율 1, 2위에서 5위와 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디스플레이뱅크는 최근 2011년 평판TV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선두, 중국-약진, 일본-정체`라는 표현을 썼다. 큰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TV업체가 우물밖으로 진출할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자료:Gf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