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 차원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이르면 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카드사 최고경영자들이 수수료율을 조기에 개편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본지 2월 14일자 25면 참조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하나SK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 등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수수료율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 임원급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TF는 늦어도 다음 달 중 개선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주도하는 수수료율 체계 개편 작업은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논의됐다. 그러나 우대 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는 등 상황이 긴박해지자 카드사 사장단이 직접 나서 수수료율 체계 개편 일정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이강태 하나SK카드 사장은 “수수료율 체계 개편은 여신금융협회가 주도하고 사장단은 보고만 받다 보니 진척 속도가 느렸다.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되는 것을 보고 각 사에서 추진력 있는 임원급을 TF에 보강해 개편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규정해 우대 수수료율 1.6~1.8%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전체 가맹점 중 71.5%인 159만 곳, 서민생활 밀접업종은 83%가 인하 혜택을 받고 있다.
카드사 사장단은 정치권의 수수료율 개정안에는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가 수수료율 체계를 직접 정하는 상황이 되면 시장 질서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절박감에 배수진을 치기로 한 것이다.
이 사장은 “금융위가 수수료율을 정하는 조항은 개정안에서 빠져야 한다. 금융 당국의 행정 지도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수수료 체계 개편은 이해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한다. 국회 개정안이 통과되면 헌법 소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카드사의 움직임 속에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유권자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용카드 차별 금지를 담은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마땅히 통과돼야 한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포퓰리즘, 헌법·시장자율 위배는 일고의 가치도 없을 뿐 아니라 대기업과 계열사만 우대했던 카드사의 밥그릇 챙기기다”고 주장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