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어느 날 호박에게 말을 걸었다.
수박:난 여름에 최고로 대접받지.
호박:난 산모에게 최고로 대접받지.
수박:`호박`에 줄친다고 `수박`되냐고 하면서 호박을 `구박`한다.
호박:`수박`의 줄 없앤다고 `호박`되냐고 하면서 자신을 버리면 `쪽박`찬다고 응수한다.
서로를 비난하고 질책하면 수박도 호박도 `우박`을 맞을 수 있다. 비난과 질책보다 격려와 칭찬이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야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우박`을 맞지 않고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대박`을 맞이할 수 있다. `구박`하지 말고 인정해주고 칭찬해줘야 `대박`이 된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박학다식(博學多識)하다는 자기자랑만 일삼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가슴으로 공감하는 소통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진한 감동을 주는 공감이 이루어질 때 소통의 당사자는 어느새 박장대소(拍掌大笑)하게 된다. 남의 단점을 주로 보기보다 장점을 살려주고 개성을 존중해줄 때 이심전심으로 돈독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나의 개성이 타인의 개성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우리는 혼자 해낼 수 없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자연에 있는 생명체가 만들어가는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자연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면서 살아간다. 다리 짧은 오리는 다리가 긴 학을 시샘하지 않으며, 움직이는 속도가 느린 거북이는 빨리 달리는 토끼를 질투하지 않는다. 봄에 피는 개나리는 가을에 피는 국화를 나무라지 않는다. 활엽수로 햇빛을 더 많이 받는 신갈나무는 침엽수로 빛을 덜 받는 소나무를 탓하지 않는다. 모두가 자기만의 살아가는 방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멋진 생태계 모습이다.
지구상 생명체 중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남과 비교하면서 평생을 불행의 길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남보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전보다 잘 하려는 노력만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준다. 어제의 나와 비교해볼 때 나는 무엇이 달라지고 좋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히려 내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