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현장] 무전기 앱 전문 개발사 `소라기`

전화와 문자, 모바일메신저가 넘쳐나는데, 무전기 앱이라니?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소라기`의 출발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아이폰으로 무전기 앱 `소라기`를 선보였다.

무전기 애플리케이션은 통신망이 발달된 국내에서는 아직 흥밋거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하승준 소라기 대표는 “해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입을 열었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지하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휴대폰 통화가 어렵고, 통신비도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서양에서는 mVoIP(모바일 인터넷 전화)나 무전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 대표를 필두로 소라기 개발진들은 바로 이런 점에 착안, 도전을 마음먹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통화가 가능한 좁은 국내 시장보다는 뛰어난 기술력과 자신감으로 넓은 해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였다.

생각과 달리 시장 상황이나 개발 과정이 녹록하진 않았다. 이미 시장은 `스카이프(Skype)` `티클(Tikl)` 등과 같은 유사 애플리케이션이 선점해 있었고, 이들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하 대표는 창업 초기를 떠올리며 “많은 것이 불확실했고, 개발 과정에서 여러모로 고생도 많이 했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가진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과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에 첫 선을 보인 무전기 애플리케이션 `소라기`에는 하 대표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계 최초로 10만명에게, 한번에 10분 가량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거기에 음성 저장, 문자 전송, 개인 프로필 기능 등을 더해, 다른 무전기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기술이나 편의성면에서 뛰어난 성능으로 개발했다.

출시 다음 달인 7월부터 해외 안드로이드 마켓에 서비스를 시작한 `소라기`는 한 달 만에 실 가입자 40만명을 기록했다. 회사 측 공식 자료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기존의 무전기 애플리케이션은 통과하지 못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간의 호환성 테스트를 마치고 아이폰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개발 기간에 심한 마음 고생을 겪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폭발적인 증가는 아니더라도 이용자 수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하 대표는 “최근 사용하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메일을 자주 받는다”면서 “해외에 있는 자녀들과 통신을 한다거나, 프리토킹과 같이 공부에 이용한다는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터키 대지진 때 구호 활동에 소라기를 사용했다는 메일을 받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같은 이용자들의 회신을 통해 처음에 가졌던 자부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아 이를 발판으로 세계 최고의 무전기 애플리케이션이 되고 싶고 싶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