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분당·일산·과천 구간에서 지상파DMB 송출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 구간 철도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과 지상파DMB 사업자가 점용료에 관한 합의 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6개 지상파DMB 방송사는 이달 말부터 분당선·일산선(3호선 연장)·과천선(4호선 연장) 지상파DMB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을 철거할 계획이다.
철도시설공단이 지상파DMB 사업자당 10억원씩, 총 60억원에 달하는 시설 점용료를 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은 공동용역협정서에 따라 통신사업자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 지난 2006년부터 환산해 점용료 60억원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반해 지상파DMB사업자들은 점용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마당에 이를 통신사업자와 동일한 금액을 내야 한다는 데 반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7년 지하철에 통신·방송설비를 설치하면서 공동용역협정서를 체결할 당시 지상파DMB 사업자가 제외된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 등 시설 이용료를 계약으로 결정하는 민간사업자와 달리 경기도 연장구간을 운영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국유재산법에 의해 협정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추정사업이익(앞으로 지상파DMB 사업자가 벌게 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여타 사업자와 점용료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지상파DMB 사업자는 운영 상황, 무료 보편적 서비스임을 감안해 용역에서 빠지기로 했다. 한국도시철도에서는 용역결과를 따르지 않는 대신 서울메트로에서 부과하는 수준의 점용료를 받기로 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용역 분담금을 내지도 않았고 1년 용역기간 동안 참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행정 편의상 용역보고서 기록에만 지상파DMB가 포함돼 있어 이에 근거해 점용료를 청구한 것이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실제로 용역에 참가하지도 않았고 공문으로 다른 산출방식을 적용하겠다는 확약을 받은 상황인데, 계속 점용료를 청구한다면 지상파DMB 중계기를 철거하는 수밖에 없다”며 “시점은 2월 말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유재산법에 근거해서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