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와 윤달이 겹친 올 봄에는 혼수시즌이 일찍 찾아왔다. `5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식 시즌은 4~6월 사이가 대세지만 올해는 2~4월 사이에 식을 올리는 커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사들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이른 이달부터 일제히 혼수가전 판촉전에 들어갔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GS홈쇼핑, CJ오쇼핑, 롯데닷컴 등 5개 국내 대표 유통업체 가전팀장들로부터 올 봄 혼수가전 트렌드와 구매요령을 들어봤다.
◇양극화 시대...`실속형`이 대세=경기 한파가 혼수시장도 지배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운 때 중산층이 무너지고 부유층과 서민층으로 양극화되듯 혼수시장도 양극화 경향이 뚜렷하다. 프리미엄 제품보다 실속 제품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지영 전자랜드 그룹장은 “프리미엄 고객은 경기 침체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지만 중간층이 대거 염가층으로 이동했다”면서 “예전에는 46인치 이상 LED TV가 혼수용으로 잘 나갔으나 지금은 30인치대부터 42인치 사이 제품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실속을 챙기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인터넷이나 신문기사, 혼수박람회를 통해 충분한 사전지식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필수 기능만 갖춘 소용량 제품을 구입하거나 아예 사용하던 것을 가져오기도 한다. 한 브랜드를 통째로 구매하기보다는 브랜드별 맞춤 구매 전략을 펴는 예비부부도 많다.
김흥태 롯데닷컴 가전팀장은 “맞벌이 신혼부부가 늘어나면서 합리적인 구매성향이 강해졌다”며 “집을 사지 않고 전월세와 같은 이동이 잦은 주거형태를 고수하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혼수가전 잘 사는 방법=한 브랜드에서 혼수가전을 통째로 구입하느냐 마느냐가 가전팀장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결론은 `둘 다 맞다`였다. 브랜드별로 매장을 돌면서 발품을 파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최저가로 구매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 브랜드에서 패키지로 구매하는 것도 할인혜택과 `덤`을 고려하면 경제적 장점이 많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인터넷도 매력적이다. 비교검색을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혼수가전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다만 직접 만져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후 인터넷에 주문하는 게 좋다. 특집전이나 기획전을 눈여겨 보는 것도 필요하다.
오길영 CJ오쇼핑 통합상품팀장은 “인터넷쇼핑몰은 개인별로 보유한 할인쿠폰이 다르다”면서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할인정책이 적용되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자신만의 최저가`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3D, 스마트 그리고 소형가전=올해 혼수가전 시장에서 TV는 3D가 대세라는데 가전팀장들 사이 이견이 없었다. 문병철 하이마트 선임바이어는 “지난해가 3DTV 보급기였다면 올해는 3D가 대세”라며 “3D 기능이 대중 모델에도 기본 채택되고 2D 콘텐츠도 3D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인찬 GS샵 디지털팀장은 “3월부터 지상파에서 3D 시험방송을 시작하고 런던올림픽에서 3D 생중계 한다는 점에 기대가 크다”면서 “3DTV 판매가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미있는 점은 소형가전 구입 트렌드 변화다. 기본적으로 기호에 맞는 소형가전을 많이 찾는 분위기 속에 구매 품목에 변화가 많다. 오길영 팀장은 “혼수가전 선물로 예전에는 청소기 등을 많이 했으나 요새는 남자는 스마트패드, 여자는 커피머신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