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 30분.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채드윅인터내셔널 텔레프레즌스(TP)룸에 유치원생 20여명이 들어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본교(채드윅스쿨)와 공동 수업을 하기 위해서다. 모니터를 보며 태평양 너머에 있는 자기 또래 미국 유치원생과 같이 공부한다는 데서 오는 신기함 때문인지 이른 아침인데도 아이들 눈은 초롱초롱 했다.
송도에 있는 채드윅인터내셔널이 텔레프레즌스(TP)를 이용해 미국 본교와 공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도 채드윅인터내셔널에 다니는 유치원생들이 아이패드를 이용해 수업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선생님이 먼저 “하이”하며 인사 하자 송도에 있는 아이들도 “하이”하고 답례했다. 오늘의 주제는 학교 올 때 무엇을 타고 오는가 였다. 다시 미국에 있는 선생님이 송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타고 오는 지 묻자 아이들은 “버스” “자동차”라며 저마다 답했다. 일부 아이는 “말” “치타” 라며 장난치기도 했다. TP를 이용한 한미 간 공동 수업은 20분 정도 진행됐다.
진저 퍼퍼(Ginger Puffer) 송도 채드윅인터내셔널 유치원 담당 교사는 “TP를 이용해 미국과 공동 수업하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처음에는 생소해하며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TP 수업에 참가한 최주영(5) 군은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며 아쉬워했다.
채드윅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9월 송도에서 개교했다. 만4세부터 중학생까지 470명이 재학하고 있다. 고등학교 과정은 올해 처음 개설된다. 채드윅인터내셔널은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미국 본교를 TP로 연결해 한미 공동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유치원생은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수시로 한다. 지난주에도 초등학생 3학년이 TP로 한미 공동수업을 했다. TP는 시스코가 원격 영상회의 및 수업을 하기 위해 만든 장비다. 한미 간 원격 수업을 하는 곳은 국내에서 채드윅인터내셔널이 처음이다. TP 외에도 채드윅인터내셔널은 IT기기를 활용해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는 맥북(매킨토시 노트북)을 의무적으로 갖고 있다. 그만큼 맥북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정해진 교과서(텍스트북)가 없다 보니 학생들은 수시로 맥북을 이용해 수업 주제에 맞는 내용을 찾아보고 의견을 나눈다. 선생님은 방향만 정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이렇듯 IT활용이 높다보니 채드윅 본교는 선생님을 뽑을 때도 IT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 지를 평가한 후 선발한다. 도서관도 다른 학교와 다르다. 학습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백과사전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전자책 전문 업체와 제휴해 이 회사가 갖고 있는 온갖 전자책도 읽을 수 있다. 이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학교가 직접 구매해 학생 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부모도 이용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환경도 학교 전체에 갖췄다. 학교를 에너지절감형 스마트빌딩으로 만드는 작업도 시스코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시스코가 학교를 대상으로 세계에서 처음 적용한 것이다.
본교와 채드윅인터내셔널에서 IT를 총괄하는 박철 이사는 “첨단 IT기기를 활용해 수업하면 아이들에게 글로벌한 시각과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체험 효과도 높이는 등 학교가 지향하는 사명과 목표를 구현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